무장했지만 소극적 대처

부상 우려 시민 감싸안고
철수하며 고개 숙여 사과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에 무장한 채 투입된 계엄군이 국회 보좌진 등과 곳곳에서 몸싸움을 벌였지만 적극적인 물리력 행사를 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4일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 후 국회에는 특수전사령부 예하 707특수임무단과 제1공수특전여단,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군사경찰특임대 등이 투입됐다. 
헬기를 타고 도착한 계엄군은 본청 진입이 막히자 일부가 창문을 깨고 국회 진입을 시도했고 곳곳에서 보좌진, 시민들과 한동안 대치했다. 대치 과정에서 몸싸움이 잇따랐지만 상당수 계엄군은 몸싸움 이상의 무력 사용은 자제했고 한 군인이 시민을 거칠게 밀치자 다른 군인이 나서 그 시민의 몸을 감싸 안곤 뒤쪽으로 물러서게 했다.
또한 계엄군은 계엄 해제 요구를 위해 본회의장에 진입하거나 본회의에 출석하려는 국회의원을 체포하지도 않았다. 심지어 계엄이 해제된 후 철수하면서 한 계엄군은 시민을 향해 허리 숙여 "죄송합니다" 사과하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수방사령관을 지낸 한 예비역 장성은 "국회에 투입된 병력 사이에 '국민들을 상대로 이것은 옳은 행위가 아니지 않냐'는 심리적 갈등, 정서적 혼란이 좀 있다는 얘기는 들었다"면서 "그래서 행동들이 좀 소극적이지 않았겠냐"고 설명했다.
명령을 안 따를 순 없고 계엄 상황은 납득할 수 없는 군인들이 물건을 들고 천천히 국회로 걸어가거나 정해진 위치에서 먼 산을 바라보며 경계를 서는 등 '해이한 군기(?)'와 태업으로 계엄군 시늉만 한 것으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