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수입의 10% 이상이 이자 비용
빚더미에 앉은 신흥국이 120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이자에 허덕이고 있다. 향후 10년간 국가부도 사태를 겪는 신흥국이 과거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는 경고도 제기되고 있다.
15일 블룸버그통신이 인용한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데이터에 따르면 신흥국 부채는 지난 10년간 두 배 이상 불어난 결과, 총 29조달러(4경1600조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신흥국의 국내 및 해외 부채를 합친 이자비용만 8500억달러(약 1200조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총 54개국이 국가 수입의 10% 이상을 이자비용에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키스탄·나이지리아 등 일부 국가의 경우 30%가 넘는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신흥국은 병원·도로·학교에 대한 지출 계획 자금을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채권 만기일도 도래하고 있다. JP모건 집계에 따르면 향후 2년 안으로 약 1900억달러의 해외 채권 상한 기한이 만료될 예정이다. 빚을 갚을 형편이 안 되는 일부 빈곤국에서는 연이율이 무려 9%가 넘는 채권을 발행하고 있는 움직임도 확인된다.
신용평가업체 S&P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향후 10년간 신흥국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이전보다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흥국의 부채 수준과 이자비용이 감당할 수 없는 정도까지 상승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