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만불 짜리 저택 전소, 유학생 입주 아파트 불 빈손 대피 

[뉴스포커스]

사흘째 불길 기세등등, 6개로 확산
주택 건물 1만여채 전소 피해 급증
소방국, 정확한 사망자수 파악안돼 
한인피해신고 센터 등 필요성 제기

#퍼시픽 펠리세이즈에 사는 김 모씨 부부는 20여년간 살아온 보금자리를 화마로 한순간에 잃었다. 펠리세이즈에 있는 저택에서 미혼의 두 딸과 함께 거주하던 김씨 부부는 소방 당국의 대피 명령에 신분증과 일부 귀금속만 들고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현재 LA인근 동생 집으로 피신한 이들은 현재 집이 전소됐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 집은 현재 가격이 250만달러 정도로 김씨 부부는 수년전에 모기지를 모두 갚아버리고 페이오프 시켰다. 
#LA총영사관은 지난 8일 현재 LA 산불로 한인 동포(영주권자) 피해 신고를 1건 접수했다고 9일 밝혔다. LA총영사관에 따르면 피해 신고자는 한인 유학생으로 7일 팰리세이즈 산불로 대피 명령을 받고 샌타모니카에 위치한 아파트에서 나와 대피했지만 아파트가 불에 타면서 여권을 비롯한 휴대 물품을 화재로 잃었다고 신고했다. LA총영사관의 강경한 영사는 "산불 현황 정보과 피해 상황을 공지 사항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총영사관은 산불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형 산불로 의외로 많은 한인들이 주택 전소 등 재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수치를 파악할 수 없지만 교회나 단체들을 통해 피해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한인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따라 일각에선 한인회 등이 나서 피해 한인들에게 보험 청구나 정부 지원 방법 등을 도와주는 피해신고 센터 등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한편 LA 전역에서 동시 다발로 일어난 산불이 9일로 사흘째 계속되고 있지만 진화하면 새로운 산불이 발생하면서 6개의 산불로 늘어나는 등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오히려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산불 확산으로 피해 규모도 점차 늘어나 사망자는 최소 5명으로 집계됐고 1만여채의 주택과 건물이 불에 타 전소됐다. 산불이 진행 중인데다 집계 초기 단계여서 사망자 수와 재산 피해 규모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또 화재가 더 확산할 위험과 유독한 연기 흡입에 대한 우려로 LA 권역 전체에서 약 18만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LA 카운티에서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총 6건의 대형 산불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 가운데 가장 큰 팰리세이즈 산불과 이튼 산불은 여전히 진화률 0%를 기록하고 있다.
부촌 지역을 강타한 팰리세이즈 산불은 확산이 이어지면서 진화와 대응에 큰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전날 밤 1만5832에이커 수준이던 산불 면적은 이날 오후 기준으로 1만9978에이커로 커졌다. 사망자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지만 산불로 모두 5300여채의 주택과 건물이 전파되거나 화재 피해를 입었다. 
팰리세이즈 산불은 샌타모니카 북부 지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샌타모니카 시에서 약 2 472가구가 강제대피령을, 그리고 8338가구는 자발적 대피령을 받은 상황이다.
LA 소방국장 크리스틴 크롤리는 이날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팰리세이즈 산불은 LA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자연재해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인들이 많이 사는 LA 카운티 동부 내륙에서 발생한 이튼 산불은 전날의 피해 면적 1만600에이커에서 3000에이커가 늘어난 1만3690에이커로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마운틴 윌슨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산불 사망자는 최소 5명이지만 수색과 복구가 본격화하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소방당국은 현재 정확한 사망자를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관계기사 3면>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