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표적 온건 개혁파 자리프, 강경파 반발 못 버텨
"강경파에도 미국 유학자녀 있다" 내로남불 비판도

이란 정계의 대표적 온건 개혁파 인사로 꼽히는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부통령(65)이 3일 사의를 밝혔다. 미국 유학파 출신인 자리프 부통령은 미국에서 태어난 두 자녀가 미국 시민권을 보유한 이중 국적자라는 사실에 강경파가 강하게 반발하자 버티지 못했다. 다만 마수드 페제슈키안 대통령이 그의 사의를 수용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자리프 부통령의 사퇴 의사 공개에도 일부 강경파는 "자녀의 이중 국적 문제로 사퇴해야 할 인사가 더 있다"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강경파 인사 중에서도 자녀를 미국에 유학시킨 사람이 있어 '내로남불'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이란은 2022년 10월 이중 국적을 가진 국민, 이중 국적의 가족을 둔 사람 등이 정치적 직책을 맡는 것을 금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자리프 부통령은 개혁파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이 집권하던 2013년 8월∼2021년 8월 외교장관을 지냈다. 특히 그는 2015년 이란과 미국 등 서방 5개국이 2015년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체결할 당시 이 협상을 주도했다. 3년간 야인으로 지내다 지난해 7월 개혁파 페제슈키안 대통령이 취임하자 행정부에 복귀했다. 일각에선 그가 미국과의 핵합의 복원 등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