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가 상승률 '+40% vs -10%'
딥시크 쇼크 이후 상황 역전
이른바 '7대 거인'(7 Titans)으로 불리는 중국 빅테크의 기세가 거침없다.
중국에서 새로 떠오른 거대 기술 기업들이 올해 들어 지난 2년간 미국 주식시장을 주름잡았던 미국 빅테크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 7·M7)을 압도하는 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매그니피센트7'은 애플, 알파벳(구글 모회사), 테슬라,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엔비디아 등 미국의 주요 빅테크 기업을 지칭하는 말로, 2023년부터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뉴욕 증시에서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매그니피센트7'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1960년대 미국 서부영화 '황야의 7인'의 영어 제목이기도 하다.
'7대 거인'은 프랑스의 투자은행 소시에테 제네랄이 중국 기술 산업을 주도하는 7개 기업을 선정해 최근에 붙인 이름이다.
텐센트와 알리바바, 바이두, 화웨이, 샤오미, 제이디닷컴, 넷이즈(NetEase)가 포함된다.
아직 공식 용어로 볼 수는 없어 일부에서는 바이트댄스나 메이투안을 '7대 거인'에 넣기도 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들어 중국의 '7대 거인' 기업들의 주가가 40% 이상 상승했다고 7일 보도했다. 절대 금액으로는 4천390억 달러가 올랐다. 이 기간에 미국 '매그니피센트7' 주식이 약 10% 떨어진 것과 대비된다.
뉴욕 주식시장의 나스닥 100지수는 '매그니피센트7' 주가 하락 영향으로 조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나스닥 지수는 연일 최고 기록을 세우면서 승승장구한 반면 중국 주식은 수년째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중국의 '가성비 AI' 딥시크가 전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면서 중국 기술주에 대한 평가가 크게 달라졌다. 이전까지는 중국 기업이 미국의 AI 기술 수준을 따라잡는 데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딥시크가 놀라운 성과를 보여준 뒤로는 이런 인식이 뒤집혔다.
이후 중국 빅테크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고 중국 주가에 회의적인 견해를 보이던 투자자들도 낙관적으로 돌아섰다.
이번 주에는 중국 정부가 기술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알리바바 등이 새 AI 모델을 앞다퉈 내놓으면서 주가는 더욱 상승했다.
삭소 마켓의 차루 차나나 수석 투자 전략가는 "딥시크의 성공에 이어 중국 AI 모델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한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혁신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 전 세계에 확인됐다"면서 "아직 실적 대비 주가가 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 AI 기업들의 상승세는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7대 거인' 기업의 멀티플(향후 영업이익 대비 주가)은 약 18배로, '매그니피센트7' 기업들에 비해 40% 이상 낮다.
중국 기업들에 대한 낙관론은 많지만 중국 주식이 오랜 기간 약세를 보여온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인해 일부 투자자들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홍콩의 항생 기술 지수는 올해 크게 올랐지만 아직 2021년 고점 대비 약 40% 낮은 수준이다. 지난 5년간 상승률도 약 18%로, 같은 기간 나스닥 100지수의 130% 이상 상승에 비하면 매우 작다.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sat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