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적 홍보·칭송 글 중심…"머스크 신뢰 표시로 내일 테슬라 신차 사겠다"
주가 폭락 사태 직접 언급은 안해…국가경제위원장 "매우 일시적 현상"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관한 우려로 미국 주식시장이 폭락한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이 창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하루만에 100여건의 게시물을 올렸다.
이는 최근 하루 평균보다 5배 이상 많은 것이다.
특히 이날 미국 동부시간 오후 6시 안팎에 단 1시간 동안 80여건을 올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게시물 중 대다수는 치적 홍보에 도움이 될만한 언론보도 기사나 영상 리포트를 공유한 경우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결단력을 칭송한 공화당 정치인들이나 우파 인사들의 글을 스크린샷으로 공유한 경우도 여러 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글을 공유한 것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작성해 올린 게시물도 몇 건 있었다.
임시예산안에 반대하는 토머스 매시(공화·켄터키주) 연방하원의원을 당내 경선에서 탈락시키는 데 앞장서겠다는 글, 관세 전쟁과 관련해 캐나다를 비난하고 위협하는 글 등을 직접 올렸다.
본인이 방송인으로서 유명세를 얻는 계기가 된 리얼리티 쇼 '어프렌티스'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20년만에 재방영된다고 알리는 글을 써서 홍보영상과 함께 공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일론 머스크를 "환상적으로 잘 하고 있다"며 칭찬하고 "머스크에 대한 신뢰와 지지의 표시로 내일 아침에 테슬라 신차를 구입하겠다"는 글도 본인 계정으로 써서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이날 쓴 글 중 당일의 주식시장 폭락이나 불황 우려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거나 해명하거나 반박하는 내용은 없었다.
해명과 반박은 측근과 공보조직을 통해서만 나왔다.
백악관은 쿠시 데사이 부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산업계 리더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경제 공약인 관세, 규제 완화와 미국산 에너지의 해방에 대해 새로운 일자리 수천개를 창출할 수조달러의 투자 약속으로 반응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경제 참모인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향후 경제전망에 대해 "매우 낙관할만한 이유가 많다"면서 캐나다, 중국, 멕시코를 상대로 한 관세 부과가 이미 제조업과 일자리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분기에 일부 좋지 않은 데이터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를 관세 부과의 타이밍 문제와 전임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영향 탓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1분기 경제 역성장은 중요 선거 후 투자를 미루는 역사적 경향에 따른 "매우 일시적 현상"일 것이라면서, 3월에 이런 경향이 해소되고 관세 관련 불확실성도 4월에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이날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갖지 않았다.
이런 날은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임기를 시작한 후 드물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이 때문에 마치 경제 위기 우려를 애써 외면하면서 기자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일방적인 소셜 미디어 글로 치적 자화자찬을 늘어놓는 모양새가 됐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