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연구소 개발 '사이보그 바퀴벌레' 10마리…사상 최초 인도주의적 작전 투입
[싱가포르] 

사람 80명, 개 4마리와 함께 실종자 구조
6cm'마다가스카르휘파람바퀴' 센서 부착
"좁은 틈도 척척…재난 구조에 큰 전환점"

싱가포르가 지진 피해를 입은 미얀마를 돕기 위해 특별한 ‘작은 영웅’들을 보냈다. 바로 사이보그 바퀴벌레(사진)들이다.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지난달 30일 미얀마로 구조단을 급파했다. 구조단은 싱가포르민방부대(SCDF) 80명과 수색견 4마리 그리고 ‘사이보그 바퀴벌레‘ 10마리로 구성됐다.
사이보그 바퀴벌레가 인도주의적 작전에 투입된 것은 전 세계 최초이며, 곤충 하이브리드 로봇이 현장에 배치된 것도 처음이다. 싱가포르는 앞서 실종자 수색·구조를 위해 싱가포르민방부대(SCDF) 병력 80명과 수색견 4마리를 파견한 바 있다.
싱가포르 내무부 산하 인공지능(AI) 연구소 HTX가 난양이공대학, 클라스엔지니어링솔루션과 공동 개발한 ‘사이보그 바퀴벌레릫는  이름만 보면 바퀴벌레 형태로 개발된 로봇인 것 같지만, 그 정체는 실제 마다가스카르휘파람바퀴다. 약 6㎝ 길이의 바퀴벌레에 적외선 카메라와 센서를 연결하고, 전극을 통해 엔지니어들이 바퀴벌레를 원격으로 제어해 움직이게 한다.
바퀴벌레는 작은 몸집을 이용해 잔해 아래 좁은 공간도 수색할 수 있는 만큼, 부착된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실종자의 흔적을 찾는 역할을 맡는다. 
바퀴벌레들은 SCDF 구조 임무인 ‘라이언하트 작전’에 합류했다. 첫 임무는 지난달 31일, 무너진 병원. 수색견이 지나간 장소를 더 정밀하게 훑었다. 4월 3일에는 수도 네피도 인근의 또 다른 현장에도 출동했다.
병원 붕괴 현장에서 싱가포르 민방부대(SCDF)와 함께 수색에 나선 일본 자위대 지원부대는 수색견을 동원해 현장 일부를 수색한 뒤 잔해 아래를 더 깊이 살펴보기 위해 HTX의 바퀴벌레 사이보그 투입을 요청해 45분간 수색 작업에 나섰다.
HTX에 따르면 사이보그 벌레 기술은 2026년부터 본격 도입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얀마 대지진이라는 긴급상황으로 조기 투입됐다. 당시 낮 최고기온이 38도에 달하는 더위와 전기·수도가 끊긴 상황이었다.
바퀴벌레들은 당근과 물만으로 생존할 수 있어 장기간 운용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센서로 수집한 정보는 구조대가 어디에 우선 투입돼야 할지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현지에 투입된 HTX는 “생존자를 더 빨리 찾기 위해 기술을 계속 개선하고 있다”며 “이 기술이 재난 구조에 실질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직 생존자를 찾지는 못했으나 사이보그 바퀴벌레가 수집한 정보로 구조 팀 인력 배치에 도움을 주는 등 수색 작전을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