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이민 단속 강화 이후 외국인 방문자 급감, 美 경제계 "여행 사업 폭망"

 

[뉴스진단]
 

加-美 노선 예약 70%▲, 유럽인 방미 최대▲
입국 신청자 SNS까지 조사, 구금·체포 급증
여행 관광 산업 GDP 2.5% 차지 경제'휘청'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이 강화되면서 미국을 찾는 외국인 방문자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전 세계에서 온 미국 관광객과 영주권자들에 대한 입국 거부와 체포·구금·추방 등의 조치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를 우려한 여행객들이 미국 방문을 기피하면서 입국자 수가 급감하자 미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올 1~3월 외국인 입국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3월 기준으로는 10% 줄었다.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으로 꼽히는 하츠필드-잭슨 애틀란타 국제공항은 지난달 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외국인 승객이 18만9973명이 방문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 줄었다.

특히 유럽인들의 미국행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올해 3월 미국에서 1박 이상 체류한 서유럽 방문자 수는 지난해 3월보다 17%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을 받은 2021년 3월 이후로 가장 큰 낙폭이다. 덴마크와 아이슬란드 방문자는 30% 넘게 급감했고, 독일과 아일랜드, 스페인, 노르웨이에서 온 방문자는 20% 넘게 줄었다.

이외에도 캐나다~미국 노선의 항공편 예약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70%나 감소했다.
관광·운수업계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국경 강화 정책 및 '평판'을 주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미국 이민당국이 이민자와 관광객 등에 대한 입국심사를 강화하면서 여행객 수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입국심사 요원들이 공격적 질문을 던지는가 하면 비자를 더 깐깐하게 살피는 변화가 있었다. 심사 과정에서 입국 신청자 휴대폰과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확인하고 구금·추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올해 들어 지난달 22일까지 약 3만7000명이 이민세관단속국(ICE)에 구금된 뒤 추방됐다"고 전했다. 하루 약 450명꼴로 추방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방문객 감소가 미국 경제에 장기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여행 관광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주요 산업이기 때문이다.  해외 방문객이 지난해 미국 여행 중 관광 관련 상품·서비스에 지출한 돈은 2천530억 달러에 달한다. 10%만 감소해도 21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으로 오던 관광객들이 방향을 바꿔 다른 목적지를 찾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