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가주공공정책연구소 2022년 통계, 30년만에 뒤바뀐 가주 이민자 지형도,
'고학력 전문직' 아시아계 급증, 릫가주 이민자=저학력 라티노릮 공식 깨져
H-1B 비자 효과 톡톡…트럼프 이민 단속 강화 우위 패턴 유지는 미지수
한인을 비롯한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캘리포니아의 이민자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아시아계 이민자가 라틴 아메리카 이민자를 제치고 캘리포니아주로 이주하는 이민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다.
고학력 전문직의 아시아계 이민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가주 이민자=저학력 라티노'라는 공식도 30년 만에 깨지는 변화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 전문직 취업비자(H-1B) 프로그램이 있다.
14일 LA타임스(LAT)는 가주로 이주하는 이민자 중 한인을 포함한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라틴 아메리카 이민자를 제치고 더 많이 유입되면서 저학력 비숙련 이민자에서 고학력 전문직 이민자가 중심이 되는 등 가주 이민 형태에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주공공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아시아계 이민자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 지난 2022년 기준으로 가주에 유입된 이민자의 46%가 아시아계로 나타났다. 이 시기에 라틴 아메리카 이민자는 가주 이민자 중 38%에 머물렀다. 하지만 30년 전의 이민자 구성은 정반대였다. 지난 1990년 아시아계 이민자는 가주 전체 이민자 중 32%에 머무른 반면 라틴 아메리카 이민자의 비중은 56%에 달했다.
실제 상황의 역전은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됐지만 인구통계학적 변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면서 2022년에야 수치로 나타났다고 LAT는 지적했다.
이민자의 인구 구성 변화의 동력은 H-1B비자 프로그램이다. H-1B프로그램을 통해 고학력 전문직의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대거 가주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특히 구글, 메타, 애플 등 대형 하이테크 기업들이 전문 기술을 보유한 아시아계 이민자를 H-1B로 채용에 나섰다. 일례로 지난해 H-1B프로그램으로 가주에 유입된 이민자 수는 7만9000명으로, 이중 1만4000명이 대형 하이테크 기업들 채용한 이민자들이다.
학생 비자나 가족 초청 등도 아시아계 이민자 유입에 한몫했다. 유학생 비자의 경우 지난 2023-2024학년도 USC에는 1만7000여명, UCLA와 버클리에도 1만명 이상의 유학생이 유입됐다.
H-1B 프로그램에 의한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늘면서 이민자의 학력 수준도 상향됐다. 지난 10년 동안 가주 유입 이민자의 절반 이상이 대학 졸업 학력 소지자들이었다. 미국 태생의 가주민 중 41%가 대졸 학력 소유자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
가주 이민 형태의 변화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정책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이민자는 물론 합법적인 비자를 받고 체류 중인 H-1B 비자나 유학생 비자 소지자들까지 비자 취소해 추방하고 있는 상황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