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교회 '고령화'가속화…신규 이민 급감·청년 층 이탈 등 심각, 목회 패러다임 전환 시급

[뉴스포커스]

60세 이상 교인 53% 차지, 한국 33% 대조적
교인 적은 소형교회일수록 고령자 비율 높아

선교·봉사 인력난에 재정적 어려움 '이중고'
"고령 친화적 교회 방향전환 시급" 한목소리

#한인타운 피코길 선상에 있는 A교회에서 청년부를 맡고 있는 K부목사는 요즘 시름이 깊다. 청년들의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어서다.  K부목사는 "금요 모임을 아예 없애고 주일 청년 예배만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며 "지금 교회엔 연로한 장로님 몇분과 권사님들이 교회의 중심이 돼버렸다"고 토로했다.
#B교회는 2년 전부터 교회 식당 운영을 포기하고 대신 캐더링으로 대체했다. 권사회가 주일 포함해 주 2회 정도 식사 봉사를 했는데 점차 나이 등 권사님들의 음식 준비가 버거워진 탓에 음식을 만들고 서브하기가 쉽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유학생·한인 2세들 실종

한인 교회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현상이라고 하지만 한인 교회의 고령화의 속도는 그보다 더 빠르다. 이민 1세대 중심의 한인 교회 구성원들의 연령대가 60대 이상의 고령층이고 젊은 세대의 교회 이탈에 한인 이민자와 유학생의 급감 현상이 더해진 탓이다.
연방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19~2023년 사이에 미국내 한인 인구는 199만8698명(혼혈 포함)으로 집계됐다. 이중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 사는 한국 출생자 비율은 51.4%에 불과했다. 5년 전 조사 당시 한국 출생자 비율 57.1%와 비교하면 5.7%P나 줄어든 수준이다. 그만큼 한국에서 온 신규 이민자와 유학생 등 소위 ‘젊은 피’가 크게 감소했다는 뜻이다. 이는 교회의 고령화로 이어졌다.
목회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22년을 기준으로 LA와 애틀랜타, 뉴욕 3개 지역 77개 교회 대상 조사한 결과 한국 교회는 60세 이상 교인이 38%인 반면, 미국내 한인 교회는 60세 이상이 53%로 나타나 미국내 한인 교회의 고령화가 훨씬 더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세 시대 새 패러다임 필요

부에나파크 인근 소형교회에 다니고 있는 김모(66)씨는 "전체 출석 교인 수가 50여명인데 70·80대가 대분이고 90대도 3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청년부나 유년부는 없어진지 오래고 50대 초반인 담임목사님이 가장 젊은 층에 속한다”고 말했다.
비단 이 교회 뿐만 아니다.
주일예배 출석 교인 수가 수천명에 달하는 일부 대형교회를 제외하고 대다수 한인 교회는 60대 이상의 신자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그러다보니 교회 고령화는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교회 식당이나 성가대, 미디어부 등에서 봉사할 교인이 부족하고 자연히 단기 선교나 노방 전도 등 힘에 부친다. 젊은 층 교인들이 대형 교회로 수평이동하는 현상이 잦아지면서 소형 교회는 고령화 여파에 따른 인력난과 재정난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인타운내 C교회의 L담임목사는 "미국 이민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한인 교회의 고령화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대안 찾기가 쉽지않다”고 말하고 "100세 시대를 맞아 고령 친화적 교회로 나아가기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하는 목회 방향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