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침대 등 90% 중국 등 해외 생산 '관세 폭탄'...부모들 "워낙 비싼데 더 오를까 걱정 태산"
[뉴스진단]
일부 유명 업체들 잇따라 '가격 인상'발표
카시트 등 구입 포기해 '안전 사고'우려도
오는 7월 중순 경 출산을 앞둔 최모씨 부부는 최근 유아용품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출산까지 3개월 정도 시간이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시작되면서 유아용품 확보하기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고 했다. 남편 최씨는 "이번 달 들어 유모차 2개를 비롯해 유아 카시트와 수유용 의자, 유아 침대와 하이체어를 샀다"며 "평소에도 비싼 게 유아용품이지만 관세가 부과되어 가격이 더 오르면 비용 감당일 될 것 같지 않아 급하게 사들이고 있다"고 했다.
출산을 앞두고 있거나 유아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로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는 유아 관련 용품들의 가격 급등이 우려돼서다.
가격 급등 우려의 현실화 징조는 유아용품 업계에서 감지되고 있다.
수유용 의자 등 유아 관련 가구를 제조해 공급하는 '네이처&'는 관세 부과에도 저가로 제품을 판매해 왔지만 이젠 한계에 도달했다. '네이처&'는 고객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오는 30일까지만 기존 저가를 적용해 판매하겠다"며 "그 이후부턴 관세 상승으로 인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21일 LA타임스(LAT)는 유아 유모차와 카시트 등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유아용품 대부분의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란 우려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소비되는 유아용품의 90%가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에서 생산 수입된 것으로 트럼프 관세 조치로 기본 10%에서 최대 145%의 추가 관세가 붙기 때문이다.
육아 정보 전문 웹사이트인 베이비 센터에 따르면 육아 1년차에만 육아비용이 평균 2만384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 관련 용품의 가격이 다른 물건에 비해 비싸기 때문에 그만큼 재정 부담도 컸다. 여기에 트럼프의 관세 부과로 인해 시간이 흐를수록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우려 때문에 예비 부모들이나 유아들 둔 부모들은 유아 용품을 가급적 짧은 시간이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LAT는 전했다. 이른바 유아용품의 사재기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같은 유아용품의 가격 급등으로 카시트와 같은 유아 용품을 아예 구매하지 않는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각족 안전 사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LAT는 덧붙였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