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찍었는데 트럼프 때문에 '죽느냐 사느냐'위기"
[뉴스인뉴스]145% 관세 부과에 중국 주문 '줄취소'
생산라인 동남아 이전, 항구 화물 방치
"관세 불확실성, 코로나때보다 더 공포"
의류업 25년 중 지금이 가장 큰 위기인 것 같다." LA 자바시장에서 여성복 전문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 대표의 말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에 145% 관세를 부과한 것이 중국에서 의류를 제작해 수입하는 김 대표에겐 폭탄이 됐다. 김 대표는 "2020년 코로나 때도 이보다는 나았다"며 "높은 관세 때문에 중국 공장에 의뢰했던 주문을 취소하고 다른 지역으로 생산지를 찾아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김 대표는 "내 손으로 트럼프 찍었지만 트럼프 관세 폭탄이 사업의 사활이 될지는 꿈에도 몰랐다"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인 의류업계에 생존 비상이 걸렸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무역 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산 관세가 145%까지 치솟으면서부터다. 세자릿 수 관세를 감당하지 못한 한인 의류업체들은 아예 주문을 취소하고 항구에 방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통상 수입품은 항구나 공항에 도착하면 수입업체가 관세를 지불하고 유통시키기 때문이다. 의류 생산지를 중국에서 베트남이나 캄보디아로 옮겨보려 하지만 생산 라인 잡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산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로 한인 의류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은 한인 의류업체들은 145%의 관세 부과를 감당할 수 없어 중국 의류 공장에 주문 취소를 내고 있다.
여성복 전문업체 이모 대표는 "올해 들어 주문한 20~30만달러 물량은 생산 막바지에 있어 취소를 했지만 작년 말 오더한 30만달러 물량은 현재 컨테이너 선이 바다에 떠 있는 상태라 취소하지 못했다"며 울상을 지었다.
중국산에 대한 높은 관세로 물량을 취소하는 것은 비단 한인 의류업체에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애플, 휴렛 팩커드(HP) 같은 정보기술(IT) 업체들도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의 미국 수입출을 중단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과 중국의 주요 항구에 방치된 중국산 화물이 급증하고 있다. 상하이와 광둥의 항구에는 미국으로 향할 예정이던 컨테이너 선에 실리지 못한 채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중국산 관세 폭탄을 피해 상당수 한인 의류업체들은 중국 공장이 아닌 다른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인근의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로 생산 라인을 옮기려는 움직임이 늘었다. 하지만 생산 라인을 이전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한정된 생산 라인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여기에 90일 유예 기간이 끝나고 난 뒤 관세가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는 불확실성도 더해진다.
이미 생산공장을 중국서 베트남이나 캄보디아로 이전한 한인 의류업체들도 상대적인 여유가 있지만 불안감은 마찬가지다. 유예 기간이 끝나고 나면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