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혼란, 경제난 신음 '볼리비아' 8월 대선
[이·사·람]
목사겸 의사, 선교사의 아들
2019년 첫 도전서'깜짝 3위'
여당 분열 선거판도 '안갯속'
여당발(發) 정치적 혼란과 경제난에 신음하는 남미 볼리비아에서 5년 임기의 대통령을 새로 뽑는 선거가 오는 8월에 치러진다. 볼리비아 최고선거재판소(TSE)는 28일 대통령선거 후보 등록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적격 여부를 검토해 다음 달 중 최종 출마 후보를 결정한다.
현지 여론조사 기관에서 지지율 조사 대상에 포함하고 있는 예비후보는 현재 13명으로 이가운데 한인도 1명 포함돼 관심을 끈다.
예비 후보로는 연임에 도전한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을 비롯해 호르헤 키로가 전 대통령, 안드로니코 로드리게스 상원 의장 등이 주요 인물로 거론된다. 성관계를 위해 여성 청소년을 인신매매한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른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65세) 역시 출마를 선언했으나 체포 대상에 올라 후보 자격이 박탈될 가능성이 높다.
출사표를 던진 한인은 목사 겸 의사인 정치현 박사(55세).
한국에서 태어난 정 박사는 선교사였던 아버지 정은실 볼리비아 기독대(UCEBOL) 설립자를 따라 12살 때인 1982년 볼리비아로 이주한 이민 1.5세대다. 그는 지난 2019년 대통령선거에서 '깜짝 선전'을 펼치며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다만, 이 결과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 측 선거 부정으로 무효가 됐다.
이듬해 다시 치러진 대선에서는 4위에 올랐다. 정 박사는 올해 선거에서 중도우파 성향의 오랜 역사를 가진 정당인 민족혁명운동(MNR)의 지지를 확보했다.
지난달 발표된 지지율 조사에서는 로드리게스 상원 의장이 1위에 올랐다. 정 박사는 4∼5위권에 속했다. 다만 전·현직 대통령인 '아르세 vs 모랄레스'로 대변되는 집권 여당의 분열 속에 후보 간 연대 행보가 며칠 만에 확 바뀌는 등 변화가 커서 선거 판도를 예상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특히 전·현직 대통령이라는 프리미엄을 가진 아르세 대통령과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그칠 정도로 인기가 예전 같지 않아 후보 간에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8월 17일 실시되는 투표에서 50% 이상 득표하거나, 40% 이상 득표하고 2위와 격차를 10%포인트 이상 벌린 후보가 나오면 곧바로 당선이 확정된다. 그렇지 않으면 1·2위 후보가 결선 투표(10월 예정)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