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부 반발 없을 것…극소수 정치편향적 검사 외 대부분 책임감·자부심"
"시대변화 따른 국민 요구, 검사들도 알 것…검찰조직 해체 표현 부적절"
이재명 정부 검찰 개혁을 주도할 첫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정성호 법무장관 후보자는 1일 "수사와 기소의 분리, 검찰에 집중된 권한의 재배분 문제, 이런 문제와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국민적 공감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면서 장관 지명 소감과 검찰개혁 등 핵심 법무행정 추진 방향과 관련해 "검찰 조직의 해체나 이런 표현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개혁이 이뤄져야 하지 않겠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후보자는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민생과 경제의 안정"이라며 "국민들에게 그동안 불안감을 줬던 검찰 체계의 변화를 바라는 그런 기대가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차분하게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검찰 개혁이라든가 사법 체계 변화를 고민해야 할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대통령께서 대선 과정에서 말한 여러 가지 관련된 공약들이 있다. 이런 것을 종합하고 관계 당사자의 뜻을 모아 최종적으로는 국회에서 입법을 통해, 또 여야가 협의를 통해 결정돼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제가 장관으로 임명되면 적극적인 입장을 그때 가서 상세히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또 검찰개혁 법안의 신속 처리 주장 등을 둘러싼 정치권 논의와 관련해선 "입법이라는 것이 국회에서 해당 상임위는 법사위 아니겠나. 법사위에서 여야 의원이 일정을 정해 차분하게 논의돼야 할 것이고, 그 논의 과정에서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의견을 취합해야 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관련 입법을 빠르게 할 거냐 늦게 할 거냐 여러 말씀이 있지만 그런 것들이 국회 안에서 충분히 협의돼 논의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는 최대 현안으로 거론되는 검찰 개혁과 관련해선 "검찰조직 내부에서 반발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극소수의 정치 편향적 검사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검사들이 국민을 위해 봉사하려는 책임감과 자부심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대의 변화에 따른 국민의 요구 사항을 검사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국정 과제라든가 개혁 방향에 동조하지 않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 검사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의정 활동을 통해 가장 소통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충분히 관계 당사자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자는 서울 법대를 나와 변호사 자격을 가진 법조인이며 국회 법사위원으로도 두 차례 활동해 법조 현안의 이해도가 높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형사사법체계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정 후보자에 대해 경청할 줄 아는 합리적 스타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법원 중심의 사법 개혁 논의에 깊이 관여·검토했고 검찰 등 수사기관 중심의 형사사법 체계 개혁에 관한 논의도 주도한 만큼 이번 검찰 개혁도 전체적인 형사사법 체계, 더 나아가 사법부 재판 시스템 하에서 검찰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염두에 둔 큰 틀의 구상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도 정 후보자는 "검찰 개혁은 국민에 피해가 없는 방향으로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검찰의 수사, 기소 권한 분리로 인해 발생할지 모를 국가 수사기능 약화 및 수사총량 감소, 국가형벌권 집행의 공백 등에 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형사사법 시스템을 체감하는 국민이 불편을 느끼지 않고 피해가 없게 하겠다는 검찰 개혁의 '원칙론'과 추진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후보자는 또 이날 검찰 개혁과 관련해 이 대통령과 최근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에 검찰 개혁에 관련해서 대통령님과 따로 말씀을 나눈 바는 없다"고 했다.
민형배 의원의 검찰개혁안과 정부 방향과 관련한 물음에는 "법안을 세부적으로 검토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단 지금은 인사청문회에 충실하고, 통과해서 임명이 된다면 상세히 검토해서 국민에게 소상하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진수 신임 법무차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 시절 검사장으로 승진해 측근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저나 대통령이나 가장 중요한 게 공직자들이 국민에게 충성하는 충심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국민이 원하는 목표들, 과제를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저는 그런 기준 외에 다른 생각은 안 하는데 이 차관 관련해 아는 바가 없다. 답변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정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이자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이 대통령의 사회분야 핵심 공약인 검찰 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김다혜 최윤선 기자 momen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