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강선우·이진숙 사퇴" 공세…권오을·안규백에도 '부적격' 주장

민주 "자질 검증보다 인신공격 몰두" 역공…이진숙 각종 의혹에 "사과"

여야는 이재명 정부의 초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슈퍼위크 사흘째인 16일에도 각종 의혹과 도덕성, 자질 등을 둘러싸고 격돌했다.

국민의힘은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 등이 제기된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보좌진 갑질 논란'이 불거진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청문회를 마친 권오을 국가보훈부·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서도 부적격 인사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후보자의 능력이나 정책 검증이 아닌 인신공격과 '카더라식 의혹' 캐묻기에만 집중한다며 반발했다.

여야는 법무부, 교육부, 고용노동부 등 3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진행된 이날 시작부터 증인 채택과 자료 제출 문제로 설전을 벌였다.

특히 국민의힘이 '무자격 5적' 중 한 명으로 꼽은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질의 시작 전부터 후보자의 자료 제출, 증인·참고인 채택 여부를 놓고 40분 넘게 여야 간 공방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충남대 총장 임명 당시의 윤리위원회 평가 서류와 자녀 조기유학 의혹 관련 직계비속 출입국 기록, 연도별 유학비 내역 등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공격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을 들어 "내로남불"이라며 맞섰다.

김영호 교육위원장은 이 후보자가 요구된 427건 자료 중 19건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역대 후보 중 가장 높은 제출률인 95.6%의 자료를 제출했다"고 엄호했다.

질의 과정에서는 지폐가 등장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5만원권과 5천원권을 내보이며 "부모들이 신사임당, 율곡 이이 선생을 보며 '내 자식만큼은 훌륭하게 키워야겠다'고 했다. 산업화·민주화를 열정적으로 뒷받침한 것이 교육"이라며 이 후보자가 두 딸의 조기유학으로 국내 공교육을 경험하지 못한 점에서 장관 자격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자는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며 논문표절 의혹, 자녀 조기유학 사실 등에 대해 '죄송하다'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민주당 의원 제안에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90도로 허리를 숙이기도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12·3 불법 계엄 사태와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전으로 비화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겨냥해 불법 계엄 사태와 내란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몰아붙이면서 정 후보자의 장관 임명 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한 야권 관계자들을 신속히 처벌해야 한다고 공세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검찰개혁이 검찰의 보완 수사권을 박탈함으로써 서민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이 추진하는 각종 입법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의 방북 이력 등 두고 여야가 거세게 충돌했다.

국민의힘이 김 후보자를 상대로 '북한이 주적인가'라는 질문 등으로 대북관을 집중 추궁하자, 민주당은 노동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성격과 맞지 않는 색깔론 공세라고 반발했다.

여야 지도부 간 국민 여론을 가져오려는 고공전도 이어졌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강선우·권오을·안규백·이진숙 후보자를 겨냥해 "이들이 임명되면 대한민국 전체가 이 대통령의 사유물이 됐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강 후보자와 이 후보자에 대해선 자신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자질 검증보다는 '카더라식 조롱'에 몰두한다고 비판했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안규백 후보자를 두고 '영창 다녀왔다는 제보가 있다'는 '카더라'를 공연히 유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권오을 후보자에게 '꿀 빠는 인생'이라고 한 것은 인사 검증이 아닌 조롱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김치연 기자 chi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