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행정명령 서명, 의회 승인 필요하나 현 국방부 '2차 명칭'으로 사용 가능
방어 태세 떠나 공격 가능성 열어둬…내부선 "대통령 정치적 목적" 불만
민주 "지금 부처 명칭 변경할땐가" 비난, 군 시설 문장 변경 등 거액 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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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일 ‘국방부(Department of Defense)’의 명칭을 ‘전쟁부(Department of War)’로 바꾸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날 서명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명칭 변경이 미국의 전쟁 승리를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모든 전쟁에서 이겼어야 했다. 특히 지금 세계가 어떤 상황인지를 고려하면 전쟁부가 훨씬 더 적합한 명칭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등에서 결정적으로 승리하지 못한 이유가 전투력 강화보다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우리는 방어만 하지 않고 공세에 나설 것”이라며 “우리는 수호자뿐만 아니라 전사를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의 공식 명칭을 전쟁부로 바꾸려면 의회 승인이 필요한데, 행정명령을 통해 전쟁부를 국방부의 ‘2차 명칭’으로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행정명령에 따라 국방부는 ‘전쟁부 장관’, ‘전쟁부’, ‘전쟁부 부장관’ 같은 보조적인 명칭을 공식 문서와 행사 등에서 신속하게 사용하기 시작했다. 미 국방부 홈페이지도 이름이 바뀌었다. .

하지만 이 같은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목적만을 위한 것이라며 내부의 불만이 적지 않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국 국방부 당국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부' 개명 조치에 혼란과 분노,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전직 당국자는 "이것은 순전히 국내에 있는 정치 청중을 위한 것"이라며 "수백만 달러의 비용이 들 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러시아의 계산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더 나쁜 것은, 우리의 적들이 이를 이용해 미국을 전쟁을 부추기는 국가이자 국제 안정에 있어 위협이라고 묘사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현직 당국자는 "이 일이 실제로 벌어지면 수많은 골칫거리와 불편이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시간과 노력이 낭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부 내용은 불분명하지만, 이번 행정명령으로 국방부는 미국 내 50개 주와 해외 40개국에 걸쳐 있는 70만개 이상의 군 시설 내 국방부 문장을 변경해야 할 수 있다.

진 섀힌 상원 의원은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이 우리가 해야 할 일, 즉 복무 중인 군의 준비태세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은 국내에서 벌어지는 다른 문제들로부터 주의를 돌리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전쟁부는

미국 역사에서 전쟁부(Department of War)는 1789년부터 150년 이상 존재했다. 1783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미국은 1789년 육군을 관할하는 전쟁부를, 1798년 해군을 관장하는 해군부를 각각 창설했다. 그러다가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1947년 전쟁부를 육군과 공군으로 분리하고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해군을 통합하면서 국방부로 이름이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