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체들, 대대적인 할인판
비싼 차값에 수요 감소…재고 쌓여
전기차 가격 하락 일반 차량보다 커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2분기 시장의 기대에 못미치는 부진한 실적을 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도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내면서 24일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의 주가 역시 215.99달러로 12.33%나 떨어졌다. 테슬라의 실적은 4개 분기 연속으로 예상치에 못미치는 릫어닝 미스릮를 기록하면서 주주의 불만과 신차 재고 처리 압박에 직면했다. 자동차업계의 주가 부진은 '깜짝 실적'을 낸 제너럴 모터스(GM)에게도 나타났다. GM의 주가는 이날 46.49달러로 0.24% 증가하는 데 그쳤다. GM의 올해 2분기 매출 실적은 480억달러로 월가 전망치 455억달러를 상회했지만 큰 폭의 주가 상승은 없었다. 자동차업계에선 "이전처럼 가격을 쉽게 인상해 실적을 올리는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좋은 시절이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 없음을 역사는 보여준다"라는 자조까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국 자동차업체들은 신차 판매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있다. 많이 파는 게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되어 버리자 미국 자동차업체들이 내민 카드는 할인 혜택을 대폭 늘리는 것이다.
지난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내 자동차업체와 딜러들이 수요가 줄자 판매를 늘리기 위해 가격 할인과 할부금융 금리 인하 등 각종 소비자 인센티브를 내놓고 적극적인 판매를 하고 있다. 한때 릫비싼 차릮로 각인됐던 전기차의 경우 할인 폭이 더 큰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모터 인텔리전스 집계 결과 지난 6월 신차 판매 때 제공된 평균 인센티브 패키지는 작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
현대자동차와 제너럴 모터스(GM), 폭스바겐 등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차량 가격 인하와 현금 보상, 할부 금리 인하 등 각종 지원책을 제시하고 있다.
자동차업체들이 각종 지원책을 내세우며 나선 데는 비싼 차값으로 신차 판매가 부진해진 탓이다. JD 파워에 따르면 올해 권장 소비자가격 이상으로 판매된 신차 비율이 16.9%에 불과했다. 작년의 34.9%에서 대폭 줄어든 것이다. 전체 차량 판매도 15% 감소했다.
전기차의 경우 가격 인하 폭이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더 크다. 7월 통계를 보면 고급 모델이 아닌 일반 전기차 판매가격은 내연 기관 차량보다 평균 1500달러 비쌌다. 1년 전에 8400달러 비쌌던 것에 비하면 가격 차가 많이 좁혀졌다.
전기차 모델이 내연기관 모델보다 더 저렴한 경우도 있다. 포드 자동차가 2022년 출시한 F-150 라이트닝 전기차 버전은 일반엔진 모델보다 5000달러 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스티븐 주노 이코노미스트는 "공급 증가와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제조업체들이 훨씬 더 매력적인 가격조건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