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기업, OC 골프장 2곳 1억2160만불 매입 앞서
하이브 방시혁·신세계 정용진·SM 설립 이수만도
LA 부동산, 한국 비해 세제 혜택에 투자 가치 커
한국의 대기업이 오렌지카운티의 2개 골프장을 1억달러가 넘는 거액을 주고 매입한 사실(본보 7월25일자 1면)이 알려지면서 LA와 남가주가 한국 자산가들에게 부동산 투자의 '핫 플레이스'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대기업 소유 일가를 비롯한 수백억대의 자산가뿐 아니라 미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소위 '강남아줌마'들에게도 LA는 매력적인 부동산 투자처로 각광을 받으면서 한인들 사이에선 "LA는 한국 큰 손들의 부동산 각축장이 되었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LA가 한국 자산가들의 부동산 투자처로 인기가 높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은 어반이에 사무소를 둔 한국 삼천리그룹 계열사인 (주)삼탄의 미국 법인 STI USA가 오렌지카운티(OC) 내 2개의 골프장 매입이다.
STI USA가 사들인 OC의 골프장은 36홀 규모의 코토네카자 골프&라켓 클럽과 18홀의 알리소비에호 컨트리 클럽이다. STI USA는 코토네카자 골프&라켓 클럽을 약 81만달러에, 알리소비에호 컨트리 클럽을 4060만달러에 각각 구입했다. 2개 골프장을 구입하기 위해 STI USA는 1홀당 225만달러를 들인 셈이다.
OC비즈니스 저널은 부동산 업계 소식통을 통해 이번 OC의 골프장 매입과 관련해 "열정 프로젝트"(passion project)라고만 알려졌을 뿐 구체적인 매입자의 신원은 비밀에 부쳐져 있다고 전했다.
삼천리그룹은 오너 2세인 이만득 삼천리그룹 명예회장과 유상덕 STI 회장의 가족이 같은 수의 삼천리그룹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독특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OC 골프장을 매입한 실제 소유주를 추론하는 것은 쉽지 않지 않아 보인다.
실제 매입자를 비밀에 부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세계적인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길러내 릫BTS 아버지릮라고 불리고 있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2022년 LA 벨에어 지역에 있는 3,000만달러에 육박하는 고가의 고급 주택을 구입할 당시 매입자는 비밀에 부쳐졌다가 1년이 지나 공개된 바 있다. 방 의장이 구입한 부동산은 코미디언 트레버 노아 소유의 맨션으로 구입가만 2640만달러다. 이 맨션은 지상 3층 규모로 6개의 침실과 9개의 욕실을 갖춘 대저택이다. 여기에 도서관, 체육관, 라운지, 와인룸, 인피니티 풀과 사우나, 마사지 시설까지 보유한 맨션이다.
이 보다 앞서 LA 부동산을 매입한 또 다른 큰 손이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다. 정 회장은 부회장이었던 지난 2021년 베버리힐스 플래츠에 위치한 고급 주택을 1920만달러에 구입했다. 이 고급 주택은 침실 6개와 10개 욕실을 비롯해 영화관, 체육관, 수영장, 스파, 사우나, 와인저장고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6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지하 주차장도 구비됐다.
SM엔터테인먼트 설립자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도 2021년 베벌리힐스 콘도를 240만달러에 매입했고 2022년엔 LA다운타운의 고급 콘도를 775만달러에 구입했으며 한인타운과 말리부에도 건물과 저택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자산가들이 LA부동산 매입에 나서는 데는 투자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해외 주택은 세법상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데다 특히 미국의 경우 취득세와 종합부동산세가 없고 재산세만 부담하면 돼 비용 부담이 적다. 강남의 자산가들 사이에서 미국 내 LA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진 배경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