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병가 직원 감시 사설탐정 고용 기업 급증…"1년에 최고 100일까지, 회사 손실 막대"

[독일] 
근로자 평균 병가일수 14.13일 역대 최고
"더이상 못참아" 탐정업체 고용 2배 증가

장기 병가를 낸 직원을 감시할 목적으로 '사설탐정'을 고용하는 독일 기업들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독일 프랑크푸르트 사립 탐정 사무소 '렌츠 그룹'은 기업으로부터 최근 연간 1200건의 의뢰를 받고 있다. 수년 전과 비교했을 때 두 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의뢰 건수가 늘어난 주요 원인은 독일 경기가 침체한 가운데 장기적으로 병가를 사용하는 직원 수가 급증해서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막대한 비용이 듦에도 사설탐정 고용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렌츠 그룹을 운영하는 마커스 렌츠는 AFP에 "참기 힘들어하는 회사가 점점 더 늘고 있다"며 "1년에 30일, 40일 혹은 100일까지 병가를 신청한다면 어느 순간 그 직원은 회사에서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인 사람으로 비칠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이 병가를 내고 가족 사업을 돕거나 집 리모델링을 한 사례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연방 통계청에 따르면 독일 근로자들의 평균 병가일 수는 2021년 11.1일에서 2023년 15.1일로 늘어났다. 독일 주요 법정 건강보험사 TK는 지난해 9개월(1월~9월)간 근로자 평균 병가가 14.13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질병으로 인한 독일의 2023년 근무 시간 손실률이 6.8%로, 유럽연합(EU) 국가인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에 비해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고했다. 높은 결근율은 2023년 독일 GDP(국내총생산)를 0.3% 감소시켰다.
병가율이 높아진 이유로는 코로나19 이후 전화로 진단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되면서 손쉽게 병가 신청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에서는 최대 6주 동안 병가 사용이 가능하며 그사이 급여 전체를 받을 수 있다. 그 이후에는 건강보험기관이 질병 수당도 지급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립 탐정은 호흡기 질환, 직장 스트레스, 정신 건강 문제 등으로 정당하게 병가를 낸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탈리아의 한 버스 운전기사는 병가 중 술집에서 노래를 부르고 피아노를 치는 모습이 적발돼 해고됐지만, 현지 대법원은 불안장애를 겪고 있던 기사의 행위는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판단, 복직을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