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코파일럿 개발에 필요한 인재"

인공지능(AI) 인재 쟁탈전이 뜨거운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구글 딥마인드 직원 3명을 영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MS의 AI 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무스타파 술레이만 부사장이 마르코 타그리아사치, 잘란 보르소스, 마티아스 민더러 등 딥마인드 연구원들을 영입했다.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 출신인 술레이만 부사장이 친정에서 핵심 인재들을 빼내 간 것이다.

타그리아사치와 보르소스는 구글 AI 리서치툴 '노트북LM'의 일부분인 '오디오 오버뷰' 개발에 관여했다. 이 제품은 사용자가 텍스트를 입력하면 대화형 팟캐스트 형태의 음성으로 변환해준다.

이들은 또 딥마인드가 준비 중인 AI 에이전트 '아스트라' 관련 업무도 했다. 아스트라는 비디오·오디오·텍스트 관련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변할 수 있다.

이들 3명은 스위스 취리히에 문을 여는 MS의 AI 연구실에서 근무하게 된다.

MS는 항공권 예약이나 일정 관리 등이 가능한 대화형 AI 에이전트를 개발 중인데, 이번에 영입된 3명은 MS의 AI 모델 코파일럿 차세대 버전 개발에 필수적이라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민더러는 AI 모델의 이미지 분석 능력 개발을 담당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MS와 구글 등은 음성·사진·영상 형태의 콘텐츠를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멀티 모달'(multimodal·다모드) AI 모델을 활용한 에이전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술레이만 부사장은 온라인 게시물을 통해 "뛰어난 팀"이라면서 MS의 AI 사업에 중요한 허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몇 년간 AI 분야가 주목받으면서 기술기업들의 인재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술레이만 부사장은 지난해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데미스 허사비스 등과 함께 2010년 딥마인드를 창업한 멤버로, 2014년 딥마인드가 구글에 인수된 뒤 구글에 남아있다가 2022년 퇴사했다. 이후 AI 스타트업 인플렉션을 공동 창업했다가 지난해 3월 MS에 영입됐다.

구글도 지난해 9월 퇴사했던 '천재' 직원을 재고용하기 위해 천문학적 돈을 쏟아부은 바 있다. 구글은 스타트업 '캐릭터.AI'와 기술 라이선스 명목으로 27억 달러(약 3조9천억원) 규모 계약을 맺었는데, 창업자 노엄 샤지르의 구글 근무도 주요한 계약 배경이 됐다는 것이다.

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들도 높은 급여 등을 내세워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경쟁사 인재들을 영입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bs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