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방의회 총선 집권당 심판…중도보수 대승·극우당 주류입성
집권 사민당 역대 최악 성적 3위 추락, 좌우 대연정 추진할 듯
투표율 82.5% 동서독 통일후 최고…극우 AfD 12년 만에 제2당
23일(현지시각) 치러진 독일 연방의회 총선거에서 중도 보수 성향의 기독교민주연합-기독교사회연합(CDU-CSU)이 1당으로 올라섰다.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극우 정당으로는 2차 대전 뒤 처음으로 연방의회 2당으로 올라섰다. 이번 선거로 인해 독일은 2021년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 퇴진 이후 3년 만에 다시 보수 정권이 들어설 전망이다.
독일 연방선거관리위원회가 24일 공개한 최종 개표 결과를 보면, 220개 선거구 정당투표에서 기민련과 이 정당과 연합한 바이에른 지역 정당인 기사련은 28.5% 득표율을 얻었다.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끌었던 신호등 연정의 사회민주당(3위)은 16.4%, 녹색당(4위)은 11.6%를 얻는 데 그쳤다.
독일을 위한 대안은 득표율 20.8%로 2당이 되며 급부상했다. 2013년 창당한 독일을 위한 대안은 2017년 처음 연방의회에 입성했고 2021년 총선에서 10.4% 득표율을 얻었다. 이번에는 2021년의 곱절에 이르는 지지를 받았다.
이 정당의 알리스 바이델 공동대표는 “역사적 성공”이라며 “다음 선거에선 기민-기사련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좌파당은 8.8%의 득표율을 기록한 반면 포퓰리즘 좌파 성향의 자라 바겐크네히트 연합(BSW)은 4.972%로 의회 진출 기준인 5%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의석수를 기준으로 보면, 전체 630석 중 기민-기사련이 208석, 독일을 위한 대안이 152석, 사회민주당 120석, 녹색당 85석, 좌파당 64석 등을 확보할 것으로 집계됐다.
기민-기사련이 승리했지만 절대 과반을 차지하진 못했기 때문에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하다. 차기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민련 대표는 부활절인 4월20일까지 연정 협상을 마치겠다고 약속했다.
독일 새 정부는 메르켈 집권기보다 더욱 ‘우클릭’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더욱 강력한 국경 통제와 이민자·난민 억제 정책이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