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美 무인 탐사선 '블루 고스트', 민간 기업으론 '달 착륙' 2번째 성공
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한국계 CEO 제이슨 김 "모든 과정 정확했다"
사상 첫 한국 시조 작품 8편 담긴 시집'폴라리스 트릴로지'배달 완료


"(달에) 착륙했을 때를 포함해 모든 것 하나하나가 시계 장치처럼 정확했습니다. 우리는 달 흙먼지를 부츠에 묻혔습니다."
미국 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이하 파이어플라이)의 한국계 최고경영자(CEO) 제이슨 김은 이 회사의 무인 달 탐사선 '블루 고스트'(Blue Ghost)가 2일 달 착륙에 성공한 뒤 이렇게 말했다. 


이날 블루 고스트의 달 착륙 과정은 텍사스 오스틴 근처 파이어플라이 관제센터를 거쳐 미 항공우주국(NASA)의 스트리밍 채널 등으로 생중계됐다.
블루 고스트는 미 중부시간으로 이날 오전 2시 34분에 계획대로 달 표면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고, 이후 약 30분 만에 이 우주선에서 촬영한 달 표면의 사진 등 각종 관측 데이터를 지구로 보내기 시작했다. 민간 기업이 우주선을 달로 보내 달 표면 착륙에 성공시킨 것은 이번이 역사상 두 번째다.

앞서 미국의 다른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가 지난해 2월 '노바-C' 기종 '오디세우스'를 달 남극 인근 지점에 착륙시킨 바 있다. 다만 당시 오디세우스는 달 표면에 착지하는 과정에 한쪽 다리가 부러져 옆으로 넘어지는 바람에 수명이 단축되고 임무를 완수하지 못해 '부분 성공'으로 기록됐다.

그에 비해 이번에 블루 고스트는 거의 완벽하게 달 착륙에 성공했다고 회사 측이 밝혀, 민간 달 탐사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블루 고스트에는 또 예술 작품을 달로 보내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계 창작자들이 만든 시집 '폴라리스 트릴로지'가 실렸는데, 여기에 한국의 시조 작품 8편도 포함돼 의미를 더했다.
해당 8작품은 ▷구충회(달에) ▷김달호(유성의 꿈) ▷김흥열(은하) ▷박헌오(신비한 하늘 시집) ▷서관호(강촌의 달) ▷이광녕(해를 안고 오다) ▷최은희(월광 소나타) ▷채현병(칠월칠석날) 등 선정작들이다.

NASA는 달 탐사선을 직접 개발하기보다 민간 업체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개발하는 방식이 더 저렴하고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2018년부터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 프로그램을 시작해 여러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파이어플라이까지 총 3개 업체가 달 착륙선을 발사했다.

파이어플라이는 NASA와의 추가 계약에 따라 내년에 달의 뒷면에 탐사선을 착륙시키는 임무도 시도한다. 이제까지 달 표면에 우주선을 착륙시키는 데 성공한 나라는 미국을 비롯해 러시아(옛 소련), 중국, 인도, 일본 등 5개국이지만 달 뒷면 착륙에 성공한 나라는 중국이 유일하다.

지난해 10월 CEO로 취임한 제이슨 김은 파이어 플라이의 경영과 기술 개발을 성공적으로 재정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CEO는 미 공군사관학교 출신으로 항공우주·방산업체 노스럽 그러먼, 레이시온 등을 거쳐 보잉 자회사인 '밀레니엄 스페이스 시스템스CEO로 있다가 파이어플라이로 자리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