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통신]
전설의 할리우드 배우 진 해크먼 부부 사망 미스터리 증폭
사후 9일간 방치, 시체 부패 미라화…침입, 도난 흔적 없어
유서 발견 안되고, 반려견 3마리중 1마리만 죽은 것도 의문
2004년 은퇴 후 은둔 생활…"범죄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
전설의 할리우드 배우 진 해그먼이 한 편의 미스터리 영화 같은 죽음으로 할리우드를 충격에 빠뜨렸다.
진 해크먼(95)과 아내 베스티 아라카와(65)는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에 있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초 부부의 단순한 사망 사건으로 여겼던 경찰은 여러 가지 수상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범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에 착수했다.
우선 해크먼이 사후 9일간 방치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산타페이 카운티 셰리프는 애던 멘도사는 검시관의 초기 조사 결과, 해크먼의 심장박동 조정기가 지난 17일 작동을 멈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그가 17일 사망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당일 사망한 것이 맞는다면 26일까지 9일간 시신이 방치된 셈이다. 실제로 두 사람의 시체는 심하게 부패해 손·발 부위에 미라화가 진행된 상태였다.
경찰에 따르면 해크먼의 시신은 부엌 옆 머드룸(흙이 묻은 신발이나 겉옷을 벗는 방)에서, 아내 아라카와는 욕실에서 각각 발견됐다. 욕실 세면대 근처엔 주황색 약병이 열려 있었고, 바닥엔 알약이 흩어져 있었다. 약의 종류는 밝혀지지 않았다.
또 욕실 근처 옷장 안에서는 반려견 한 마리도 숨진 채 발견됐다. 이상한 점은 부부의 반려견은 총 세 마리였는데 나머지 두 마리는 욕실 근처와 집 밖에서 생존한 채 발견됐다.
최초 신고자는 해크먼의 집을 관리하는 직원으로 부부의 시신을 발견했을 당시 현관문이 열려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누군가 강제로 집에 침입했거나 물건을 뒤진 흔적은 없었다. 당초 유가족은 가스 누출을 의심했으나, 소방 당국은 일산화탄소 검사 결과 누출·중독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시신에는 외상 흔적이 없었으며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두 사람의 사망을 둘러싼 상황이 충분히 의심스럽다"고 보고 타살 가능성까지 열어 둔 채 추가 수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한 종합적인 검시 보고서가 나오려면 최대 6주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매우 비사교적이었기 때문에 전에 있었던 일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집엔 감시 카메라도 설치돼 있지 않았으며 이 집의 관리 업무를 하는 한 직원은 이들 부부와 마지막으로 접촉한 시점이 약 2주 전이었다고 말했다.
40년간 100여편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왕성한 연기 활동을 펼치던 해크먼은 2004년 영화 '웰컴 프레지던트'를 마지막으로 은퇴해 샌타페이에서 아내와 함께 은둔하다시피 지내왔다.
해크먼이 마지막으로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낸 것은 거의 1년전인 지난해 3월이었다. 아내와 함께 편의점에서 커피를 사고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모습이 파파라치에게 찍혔다. 당시 촬영했던 사진기자는 "두사람은 행복해보였다. 특히 해크먼은 밝고 활력이 넘쳤다"고 했다.
해크먼은 한 차례 이혼 뒤 1991년 일본계 피아니스트 출신인 지금의 아내 아라카와와 재혼했다. 주위 사람들은 부부는 드라이브를 자주 갈 정도로 사이가 좋았으며 경치 좋은 곳에 차를 몰고 가 몇 시간 동안 소풍을 즐겼다"고 전했다.
친구 더스틴 호프먼
"천재적 연기자였다"
해크먼과 연기학교 동창이자, 비슷한 시기 함께 활동한 유명 할리우드 배우 더스틴 호프먼은 피플지 인터뷰에서 "그는 강렬하고 섬세하며 천재적이었다. 그는 배우들 사이에서도 거인이었다. 벌써 그가 그립다"고 했다.
재산 8000만불 달해
주택등 부동산 다수
폭스뉴스는 유명 배우들의 출연작 흥행 수입 등을 통해 보유 재산을 추산하는 웹사이트 '셀러브리티 넷 워스'데이터를 인용해 해크먼이 40여년간 배우로 활동하며 벌어들인 재산이 8000만 달러(약 11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해크먼은 토지와 주택 등 다수의 부동산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