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화제]
'군인 장교 의사,·의사·우주비행사' 조니 김 아메리칸드림 3개 달성
"비교될까 두렵다…아시안 부모들의 꿈같은 존재·자녀들에겐 악몽"
알코올 중독 父 경찰에 피살 아픈 가정사 딛고 세계적 영감의 원천
8일 지구를 떠나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 진정한 우주인이 된 한국계 미국인 우주비행사 조니 김(41)의 특별한 이력이 미국에서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조니 김의 ISS 승선 소식을 주요 기사로 전하면서 그를 해군 소령이자 해군 조종사, 비행 군의관이라고 소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조니 김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기사를 "네이비실(해군특전단), 하버드대 의사, NASA 우주비행사. 엄마에게 이 과잉성취자에 대해 말하지 말라"라는 제목으로 실었다.
WSJ은 "조니 김은 인생의 절반 정도 시기에 아메리칸드림을 3차례나 이뤘다"며 "그의 업적이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영감의 원천이 됐지만, 그의 이력서를 보고는 자신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는 많은 사람에게 한편으로는 당혹감과 걱정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아시안 커뮤니티에서 영웅으로 칭송받는 동시에, 반은 농담으로 (그와 비교되는 것이) '모든 아시아계 자녀의 악몽'으로 두려움을 일으켰다"고 덧붙였다.
조니 김의 이력은 그가 NASA의 달 유인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임무에 지원해 2020년 초 1천6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후보군 11명에 선발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대만계 소설가 웨슬리 추는 2021년 엑스(X·옛 트위터)에 "내 최악의 악몽은 조니 엄마와 우리 엄마가 친구인 상황일 것"이라고 썼다. NASA의 온라인 게시물에는 비슷한 댓글이 넘쳐나고, 최근에 올라온 글은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내 부모님이 이 글을 읽지 않기를 바랍니다"라는 내용이었다고 WSJ은 전했다.
1984년 LA의 한국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해군에 입대, 해군특전단(네이비실) 훈련을 마치고 특수전 요원으로 배치돼 잠수부·특수정찰·저격수 등 다양한 특수작전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이라크전에 파병돼 100여회의 특수작전을 수행, 수많은 공을 세웠으며 미국에 돌아온 그는 군의관이 되기 위해 20대 후반에 공부를 시작, 하버드대 의대를 졸업하고 레지던트 과정을 밟아 전문의가 됐다. 또 이후 해군에서 전투기 조종사 훈련을 수료, 우주비행사가 됐다.
하지만 그는 어린 시절 알코올중독이 있던 아버지의 폭력과 학대에 시달렸던 아픈 가정사를 고백했다. 특히 자신이 열여덟 살이었던 어느 날 아버지가 술에 취해 집에 들어와 어머니와 자신에게 총을 겨눴고, 경찰이 출동해 대치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는 사실까지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당신은 나쁜 카드들을 갖고 태어날 수 있지만, 당신은 선택할 수 있고 자신의 운명과 자신의 길을 개척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원래 의사나 우주비행사가 되려는 열망이 없었다. 지금까지도 내게 정말 중요한 것은 하나의 목표를 갖는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하는 일에 올인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니 김과 러시아 우주비행사들은 ISS에서 약 8개월(245일)간 머물며 과학조사와 기술시연 임무를 수행한 뒤 12월9일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