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캘리포니아주 동물 셸터 수의사 태부족, 의료 공백 심각
54% 수의사 부족...34만여마리 제대로 수의 혜택 못받아반려동물 시장 팽창 불구 수의학 개설 대학 단 2군데 뿐
비싼 학비·학교 부족·높은 자살률등 수의사 배출 걸림돌
캘리포니아주 내 반려동물에게도 의료 대란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주 내 절반이 넘는 반려동물셸터들이 수의사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면서 수의사 수요는 급증했지만 정작 배출되는 수의사의 수는 급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높은 학비에 따른 학자금 부채 부담과 함께 업무 부담이 높아 수의사의 자살률이 일반인에 비해 높은 게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의사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개선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반려동물의 의료 공백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LA타임스(LAT)는 가주 내 반려동물셸터들이 수의사 부족 문제에 직면하면서 반려동물 의료 체계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동물학대방지협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가주 내 반려동물셸터가 보호하고 있는 반려동물 중 34만4000여 마리가 제때 적절하게 수의사의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려동물셸터에 수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가주 내 반려동물셸터의 64%가 수의 관련 직종의 직원을 채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54%의 반려동물셸터는 수의사 자격을 갖춘 의료 인력이 공석인 채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몇년 사이에 반려동물을 키우려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의사 부족 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의사가 부족해진 것은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한 탓이다. 무엇보다 수의사를 양성하는 학교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할 뿐만 아니라 교육 정원도 적다. 가주에서 수의학을 개설한 대학은 고작 두 곳에 불과하다. 미 전역으로 확대해 보아도 33개 대학에 그치고 있다. 이마저도 입학 정원이 정해져 있어 수의사 수는 소수에 머무는 게 현실이다.
비싼 학비도 수의사 배출에 장벽이다. 수의대 4년 동안 소요되는 학비는 연 평균 약 6만7000달러. 졸업과 동시에 거금의 학자금 부채를 떠안게 된다.
업무 부담이 크다 보니 자살하는 수의사가 많은 것도 부족 현상에 한몫하고 있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의 2019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수의사의 자살률이 일반인에 비해 4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돌보아야 하는 반려동물은 물론 보호자에 대한 부담감에 강도 높은 업무의 부담까지 겹친 데 따른 결과다.
전문가들은 수의사를 키우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수의사 공급을 늘이기 위해선 주정부 차원에서 처우 및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남상욱 기자
올 최고의 직업'수의사'
연평균 급여 14만 달러
한편 수의사가 글로벌 채용 플랫폼 인디드가 선정한 올해의 최고 직업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최근 포춘지에 따르면 급여 수준, 지속 성장성, 근무 유연성 등으로 가장 수요가 높은 직업으로 꼽혔다. 100만 개의 일자리당 1,065개의 구인 공고가 있고, 일자리 점유율은 2021년에서 2024년 사이 124%나 증가했다. 수의사의 연평균 급여는 13만 9,999달러로, 미국 근로자 평균 연봉(6만 6천달러)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미국수의학 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 가구의 45.5%가 개를, 32.1%가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 비율은 1988년 56%에서 2024년 66%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