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8일째, 급여 못받아 업무 기피…美 곳곳서 항공편 지연 속출, 항공 시스템 '위기'
[뉴스진단]
일부 관제사 인력 최대 50% 줄어
"2주 단위 급여 끊기면 생계 위협"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8일 차에 접어든 가운데 미국 공항에서 항공편이 지연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항공관제사 등은 필수 근무 인력으로 분류돼 셧다운에도 근무를 이어가야 하지만, 셧다운 기간 급여를 받지 못하는 항공관제사 일부가 병가를 내면서 인력 부족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테네시주 내슈빌 국제공항은 페이스북을 통해 "내슈빌 국제공항의 출발·도착 항공편이 항공관제사 부족으로 7일 오후 2시 30분부터 축소될 예정"이라며 "이 내용은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고 밝혔다.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7일 기준 내슈빌 국제공항에서 항공편 평균 지연 시간은 3시간에 달했다.
남가주 인근 할리우드 버뱅크 공항도 인력 부족으로 지난 6일 오후 항공관제탑이 수 시간 동안 운영되지 않았다가 재개됐다. 이로인해 항공편이 평균 2.5시간 이상 지연됐다. 이 밖에 애리조나주 피닉스 국제공항, 콜로라도주 덴버 국제공항에서도 인력 부족으로 인한 항공편 지연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 미 항공교통관제사협회(NATCA)는 성명을 통해 "항공관제사 몇 명이 병가를 내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라며 셧다운 기간에 급여가 지급되지 않고 있음에도 대부분 관제사는 현장을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NATCA는 관제사 인력 부족이 항공 시스템을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경고해왔다"며 이번 항공편 지연 사태가 평소의 항공관제사 인력 부족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지난 6일 기자 회견을 통해 항공관제사들의 병가가 특정 공항이나 관제 시설에 국한되지 않고 미국 전역에 걸쳐 나타나고 있으며 일부 시설에서는 인력이 최대 50% 줄어든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관제사들은 '월급을 받을 수 있을까. 주택 모기지를 갚을 수 있을까. 자동차 할부나 아이 양육비, 식비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부업으로 우버를 해야하나' 같은 고민을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NATCA에 따르면 2주 단위로 급여를 받는 항공관제사들은 오는 14일에는 급여 일부를 받을 수 있지만, 28일에는 급여를 전혀 받지 못할 예정이다. 받지 못한 급여는 셧다운이 종료되면 소급해 받을 수 있지만, 셧다운이 언제 종료될지 모르기 때문에 항공관제사들은 생계 위협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