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왕 면담…내일 회담 이후 美해군 기지 시찰·日경영자 회동
29일 한국으로 떠나 李대통령과 정상회담…도쿄 경비 태세 강화
제2기 집권 이후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일본에 도착해 2박 3일간의 방일 일정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탑승한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은 이날 오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출발해 오후 도쿄 하네다공항에 착륙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이번이 네 번째이며 집권 1기였던 2019년 6월 이후 6년 만이다.
NHK는 에어포스원이 하네다공항에 착륙하는 광경을 생중계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루히토 일왕과 6년 만에 면담할 예정이다.
이번 일본 방문의 핵심 일정으로 꼽히는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첫 정상회담은 28일 오전에 개최된다.
양국 정상은 미일 동맹 중요성을 확인하고 안보, 경제 분야 각종 현안을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양 정상이 25일 첫 전화 통화에서 미일 동맹 강화를 확인했다"며 "모두 아베 신조 전 총리를 그리워하는 양 정상이 어떤 관계를 구축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다카이치 총리와 아베 전 총리 관계가 밀접하다면서 "이것은 좋은 일이다. 미일 양국에 유익하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일본 언론은 일본의 방위비(방위 예산) 증액과 미일 관세 협상 합의 사항 이행, 중국에 대한 대응 등이 정상회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일본에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5%로 올릴 것을 비공식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4일 국회 연설에서 일본의 GDP 대비 방위비 2% 달성 시점을 2027회계연도(2027년 4월∼2028년 3월)에서 2025회계연도로 2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와 함께 3대 안보 문서 조기 개정 등 방위력 강화 방침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일본은 정상회담에 이어 오는 29일 오전 도쿄에서 국방장관 회담을 열어 추가로 안보 현안을 협의한다.
미일 관세 합의와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가 공동문서에 서명하는 방안이 조율되고 있다고 아사히가 전했다.
이 신문은 일본의 5천500억 달러(약 789조원) 대미 투자와 관련해 "미국 측이 이행을 서두를 것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이날 도쿄에서 취재진과 만나 일본의 대미 투자 첫 안건과 관련해 "전력 인프라가 중요한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아사히가 전했다.
교도통신은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전 총리 노선 계승을 내세우고 있다"며 다카이치 총리의 외국인 정책 강화가 불법 이민 단속에 강경한 트럼프 대통령 마음에 들 수도 있다고 해설했다.
이어 "다카이치 총리의 과제는 지도자로서 '강함'을 보일지 여부"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정권의 기반이 약하다는 점을 간파할 경우 일본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와 회담 이후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 미 해군 기지를 시찰하고 일본 기업 경영자들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경찰은 트럼프 대통령 방문에 맞춰 도쿄에 경비 인력 약 1만8천 명을 투입하는 등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한국으로 건너가 이재명 대통령과 대좌하고, 30일 이번 순방 '메인 이벤트'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6년여 만의 미중 정상회담에 임한다.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