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북미 매장 1% 폐쇄 발표
맞춤 설계 매장에도 입점 거부
업계 일락, 스타벅스 '불매'까지
매출 부진을 겪는 스타벅스가 최근 미국 내 매장을 잇따라 폐쇄하고 신규 출점 계획도 취소하자 스타벅스에게 렌트를 해준 건물주들의 반발하고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타벅스가 공격적인 매장 확장 속도를 늦추면서 일부 건물주들을 곤란한 상황에 빠뜨리고, 그동안 성장을 함께 이끌어온 개발업자들과의 관계에도 균열을 빚고 있다“면서 ”오랫동안 상업용 부동산 업계는 스타벅스를 안정적이고 신용도 높은 임차인으로 여겨왔으며, 그 덕분에 스타벅스는 미국 전역에서 빠르게 매장을 늘릴 수 있었다“고 최근 보도했다.
앞서 스타벅스는 지난달 직원 900명을 해고하고, 북미 매장의 약 1%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이에 따라 1만8734개에 달하던 북미 매장 수가 이달 말에는 1만8300개 수준으로 줄어들 예정이라고 했다. 폐점 대상에는 ‘커피 성지’로 불리며 관광 명소로 유명했던 시애틀 캐피톨힐 리저브 매장, 본사 사옥 내에 있으며 방문객도 이용 가능했던 본사 리저브 매장 등도 포함됐다.
이 과정에서 스타벅스가 매장 운영을 함께해온 파트너들과 충분한 협의 없이 결정을 내린 것이 문제였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올해 자사 디자인 기준에 맞춰 새로 설계된 매장들에 대한 입점을 일방적으로 거부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중개회사 마커스 앤 밀리찹의 투자총괄 전무 다르판 파텔은 스타벅스가 일부 개발업자들에게 “새로 지은 매장을 인수할 의사가 없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아는 두 명의 개발업자가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스타벅스 입점을 위해 건물을 완공했지만, 결국 공실로 남겨두게 됐다고 했다.
상업용 부동산 중개 회사 SRS리얼에스테이트파트너스에서 임대 부문을 총괄하는 패트릭 루터는 “현재 업계에는 스타벅스의 결정으로 극도로 좌절한 중개인, 개발업자,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이 대리하는 한 투자자는 스타벅스가 개점 몇 달 만에 매장을 폐쇄하면서, 해당 매장을 되팔거나 새로운 임차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20곳이 넘는 스타벅스 매장을 개발해온 센터포인트 CRE의 클린트 제임슨 경영 파트너는 “스타벅스가 완공된 신규 매장에 입점하지 않을 경우 2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한 개발업체들은 뚜렷한 해결책 없이 막막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 일각에서는 스타벅스에 대한 불매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올해 스타벅스와의 프로젝트가 취소된 개발업체 그로스 프로퍼티 그룹의 맥스 울먼 대표는 “이제 다시는 스타벅스를 거래 대상이나 임차인으로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일 이후 스타벅스 커피를 한 잔도 마시지 않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