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아직은 조금 이르다고 보면 된다. 지난 6년간 지속적으로 오른 주택가격에 지친 바이어들이 늘고 있다. 특히 지난 2년간 매물 부족으로 인해 주택구입에 어려움을 겪었던 바이어들이 여름철이 접어든 6월을 고비로 눈에 띄게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
현재 시장에 매물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조금씩 늘어나고 있고 가격도 일부 지역은 소폭이나 조정되고 있는 분위기가 서서히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거의 셀러의 일방적인 위세에 기가 눌려있던 바이어들이 조금씩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고나 할까. 이러한 분위기가 요즈음 주택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이다.
물론 주택시장이 이렇게 조정국면에 들어가게 된 이유는 이자율 상승 등 여러가지 요인들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절대적인 매물부족현상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아직도 매물이 충분치 않은 이유는 바로 기존 주택소유자들이 집을 시장에 많이 내어놓지 않기 때문이라는 보고서가 최근에 발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발표된 타이틀회사 '퍼스트아메리카'(First American)의 주택동향보고서를 보면 점차로 주택 오너들의 평균 집 소유기간이 늘어난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주택소유자들의 평균 주택소유 기간이 약 4년이었던 것이 서브프라임 직후인 지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약 9년간에는 평균 주택소유기간이 약 10년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주택오너들이 집을 옮기지 않고 한 집에서 오래 거주하게 되면 주택시장은 당연히 매물부족현상에 시달리게 된다. 물론 서브프라임 직후에는 집값이 폭락해 많은 주택소유자들이 그동안 집에 쌓아두었던 주택에퀴티가 거의 없어져 이사를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형편이었다. 이랬던 것이 지난 몇 년간 주택가격이 급속히 회복하면서 아주 일부 지역만을 제외하고는 거의 서브프라임 이전의 가격을 회복했거나 그 이상으로 가격이 상승한 지역이 많다.
집값이 충분히 회복됐으니까 이제는 움직일 때도 됐지만 아직도 매물이 턱없이 부족한 이유는 바로 최근의 모기지 이자율 상승 때문이다. 올해를 제외하고는 지난 10년간 이자율이 거의 4%대, 심지어 3%에 가깝게 유지하면서 거의 몇 십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저이자율 시장이 그동안 형성되어 있었다. 신규주택구입은 물론 기존의 주택오너들도 재융자를 통해서 기존의 높은 이자율의 융자를 대부분 4%대의 낮은 이자율로 바꾼 경우가 많다.
이렇다 보니 집을 팔고 이사를 가려고 해도 같은 금액의 융자 액수를 얻는다해도 최근 5%에 달하는 이자율을 감안한다면 월 페이먼트가 늘어나 기존 홈오너들이 집을 옮기는데 특별한 메리트(merit)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늘어난 페이먼트를 감당해 가면서까지 굳히 집을 옮길 이유를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자율이 올라갈수록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는 홈오너들은 집을 팔기가 더욱 힘들어지게 될 수 있다. 같은 융자액수인데도 이자율 상승으로 더 많은 페이먼트와 함께 늘어난 재산세도 함께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자율이 더 올라갈수록 마치 낮은 이자율에 둘러싸여 살고 있는 집을 떠나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지는 홈오너들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을 것 같다.
2018-11-07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