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5개월만에 1330원대
미국 금리 인하 기대 가시화 효과
내달까지 1300원대 초 전망 대세
FOMC의 금리 인하 폭이 분수령

고공행진을 하던 원·달러 환율이 20원 넘게 하락(원화 가치 상승)하면서 5개월 만에 달러당 1330원대에 집입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가까워졌다는 기대가 가시화하면서 달러당 원화 환율이 내려섰다는 평가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3.6원 오른 133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화 가격이 장중 1330원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 3월 25일(1334.6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7원70전 하락한 1350원90전에 거래를 시작해 낙폭을 키웠다. 오후 3시께 1329원80전까지 내렸다가 막판 달러 매수세가 유입돼 소폭 반등했다.
환율이 크게 내린 것은 연방준비제도(Fed·연은)의 금리 인하가 다가왔다는 기대가 커지면서다. 미국의 생산자·소비자물가지수가 둔화한 가운데 소비자심리지수가 5개월 만에 반등하며 글로벌 달러 약세와 위험 선호 심리가 동시에 나타났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7월 10일 105.05에서 이달 들어 102대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지난달 달러당 138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화 가격도 하락세를 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가 둔화하고 있지만 침체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도 환율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가 침체하면 안전자산 선호가 확대돼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설 여지가 있지만 침체 우려에서 벗어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원·달러 환율의 분수령은 다음달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다. 미국이 다음달은 물론 11월까지 연속해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이에 연동돼 원화 강세(환율 하락)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달 FOMC 이전까지는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300원대 초반에서 거래를 이어가다가 금리 인하를 확인한 뒤 본격적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열린다는 전망이다. 
이정훈 하나은행 연구원은 "연준이 9월 바로 금리 인하를 시작한다면 이는 11월, 12월 연속적인 금리 인하로 이어져 원·달러 환율이 1250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9월을 넘겨 11월에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11월 전까지 1320~1350원대를 유지하고, 원·달러 환율은 금리 인하 후 129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올해 남은 기간 원화의 추가 강세가 막힐 여지도 열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달러 강세가 나타나며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380원대로 되돌림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