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연습장에 스파까지 … "이래도 사무실 안올래"

고급 리조트 형태로 사무 공간 리모델링
재택근무하듯 편하게, 직장인 출근 유도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멘로 파크의 스프링라인 건물에 들어서면 고급 리조트를 방불케 한다. 이곳엔, 최고급 로만 클레이로 마감한 아이보리색 벽, 회색과 흰색의 대리석 커피 테이블, 하얀 가죽 벤치, 스프링라인만의 시그니처 향기인 소금향, 허니듀 멜론향 등이 손님을 맞이한다. 고급 호텔 같지만 실은 이곳은 사무용 공간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사무실을 부티크 고급 호텔 같이 만들어 놓은 이곳을 '워크 리조트'(work resort)라고 설명했다. 이곳엔 두 개 프리미엄 사무실 건물, 9개 식당, 야외 근무 공간, 테라스, 실내 체육관과 스크린 골프 연습장, 스파와 바, 이탈리아식 식료품점, 183개 객실 등이 있다. 사무실이 이곳에선 칵테일 파티와 같은 다양한 커뮤니티 행사도 열린다. 
미국에서 사무실 출근을 유도하고, 오피스 빌딩 공실률 증가에 따른 도심 공동화 현상 등을 막기 위해 오피스 빌딩을 고급 호텔형 리조트로 리모델링 붐이 일고 있다. 
18일 NYT는 오피스 빌딩을 고급 호텔 리조트처럼 꾸미는 이른바 릫호텔리피케이션릮(hotelification)이 일부 기업들 사이에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직장인들이 사무실 빌딩에 들어서면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라운지에서 커피나 음료수를 마실 수 있도록 하며, 쉬는 시간에 피트니스센터나 스파 등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한다. 포 스트 팬데믹 시대를 맞아 재택근무처럼 편안한 근무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직장인들이 출근을 촉진하기 위한 대안이다.
오피스 건물의 고급 호텔화의 이면에는 높은 오피스 공실률이 있다. 쿠시맨앤웨이크필드에 따르면 미국 내 오피스의 공실률은 20%에 달한다.
연방 노동통계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전체 근로자의 35%가 업무의 일부 또는 모든 업무를 재택근무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공실률이 좀처럼 줄지 않는 원인 중 하나다.
공실률 증가에 따른 여파는 오피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정보 제공업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에서 압류된 사무용 건물과 아파트, 기타 상업용 부동산 규모는 205억5000만달러로 1분기 대비 13% 증가했다. 이는 2015년 3분기(275억 달러) 이후 약 9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무실 호텔화 경향은 샌프란시스코를 벗어나 LA, 시카고 등 대도시에 있는 일부 오피스 빌딩이 리모델링을 통해 리조트화 작업을 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