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갤럭시 인공지능(AI) 기능을 지원하는 기기를 2억 대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 하에 전작에도 'AI 심기'에 나선 반면, 애플은 지원 대상을 아이폰 15 프로 시리즈로 한정하는 상반된 전략을 취하고 나섰다.
21일 IT(정보통신)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전작 중에서 아이폰 15 프로와 프로맥스까지만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지난 6월 애플이 발표한 AI 시스템이다.
이는 하드웨어 성능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원활하게 작동하려면 기기의 D램 용량이 8GB 이상 돼야 하는데 15 일반 모델은 6GB라서 지원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온디바이스를 중시하는데, 온디바이스를 구동하려면 하드웨어 성능이 좋아야 하고 용량도 충분해야 해서 15 프로까지만 인텔리전스를 지원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온디바이스는 서버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연산을 처리하는 기술로, 애플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이 기술에 중점을 둔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영향도 있다. 당초 애플은 다음 달 아이폰 16 출시와 함께 인텔리전스를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이 계획이 지연되면서 4분기께 출시 예정인 iOS 18.1부터 인텔리전스가 적용될 전망이다.
즉 아직 아이폰 16 탑재도 준비 중이므로, 그보다 하드웨어 성능이 떨어지는 전작에 애플 인텔리전스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도입할지 결정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외신에서는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중저가 제품 아이폰 SE 4세대에 인텔리전스가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는 최근 보급형 스마트폰인 갤럭시 A 시리즈와 탭 S9 FE 시리즈에서 갤럭시 AI 검색 기능 '서클 투 서치'를 사용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를 시작했다. 이 기능은 화면에 원을 그리면 AI가 자동으로 검색을 해준다.
삼성전자는 2021년 출시한 갤럭시 S21부터 S23까지 AI 스마트폰으로 출시되지 않았던 제품에도 AI 기능을 일부 적용하고 있다.
이전 모델이 첫 AI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 시리즈와 비교해 메모리 용량은 같더라도 칩 성능은 떨어지는 만큼 모든 갤럭시 AI 기능을 적용할 수는 없지만, 일부만이라도 적용해 사용자 경험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온디바이스 기술과 클라우드를 함께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AI 전략도 이 같은 AI 적용 확대를 용이하게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용자가 AI 기능을 사용해보면 이 기능에 익숙해지고 향후 갤럭시 AI가 탑재된 신제품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략 배경을 밝혔다.
두 회사가 각자 AI 기능을 뽐내며 사용자 확보에 집중하는 가운데 다음 달 10일 아이폰 16이 출시되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적인 AI 기능 대결을 피할 수 없는 데다, 애플이 교통카드 기능과 통화녹음 등 갤럭시의 강점을 아이폰에도 도입하려고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외신과 팁스터(정보 유출자)들에 따르면 아이폰 16 프로는 화이트, 블랙, 그레이, 골드의 4가지 색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한국의 1차 출시국 포함도 점쳐지고 있어 국내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맞붙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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