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고용보고서, 인하폭 좌우 전망…일본, 금리 추가 인상 불투명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올해 한 번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시기는 언제일까?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9월 금리인하 방침을 분명히 밝히면서 연준의 첫 금리인하 폭이 0.25%포인트일지, 0.5%포인트일지를 놓고 논쟁이 뜨겁다.
시장에서는 올해 총 1%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만큼 연내 세 번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가운데 적어도 한번은 빅컷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20년 만에 최고치에서 인하할 때가 왔다"며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
브랜디와인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잭 맥킨타이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25일 블룸버그통신에 "시장이 이 연설을 소화하고 나면 이제 투자자나 연준이 데이터에 의존하고 있음을 상기해야 할 것"이라면서 "파월 의장은 비둘기파적 입장을 보였으니 이제는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할 때"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대로 향후 나올 지표에 따라 금리 인하 폭과 속도가 결정될 것이라는 의미다.
시장은 특히 다음 달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인 6일 미 노동부가 내놓을 8월 고용 보고서에 주목하고 있다.
BNY 멜론의 외환 및 거시 전략가 존 벨리스도 "연준의 9월 금리인하 폭이 50bp(1bp=0.01%포인트)일지, 25bp일지에 대해 여전히 논쟁 중"이라면서 미국 노동시장 보고서가 다음에도 약하게 나올 경우 인하 폭은 50bp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이스라엘과 무장단체 헤즈볼라 간의 공격이 격화되기 전에 나온 것이기 때문에 중동 분쟁의 양상도 금리 경로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연준 정책 회의와 관련된 스와프 계약 상황을 보면 파월 의장 발언 이후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좀 더 높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0.25% 포인트 인하 베팅이 대세다.
올해 말까지 인하 예상 폭은 총 102bp다. 이런 분위기에서 동결할 가능성을 제외한다고 치면 대략 빅컷 한번, 베이비컷(0.25%포인트 인하) 두 번을 예상하는 셈이다.
금리가 낮아질 것이 분명해지면서 트레이더들은 달러화가 캐리트레이드 자금으로 쓰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했다.
싱가포르의 헤지펀드 블루엣지 어드바이저의 캘빈 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아시아 등 신흥시장에서는 지금 상황을 미국 달러화가 지급보증하는 오픈바(공짜술집)로 여길 것"이라면서 "미국 금리가 내려가면 일단 달러를 빌려 리스크에 투자하고 다음날 걱정은 남들이나 하도록 내버려 두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월 의장 발언 이후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일본은행(BOJ)은 일단 한숨 돌릴 수 있는 모양새가 됐지만 향후 일본이 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일본은행으로서는 당장의 엔화 강세가 도움이 되겠지만 향후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의 정책 경로가 엇갈려 시장이 불안해지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우에다 가즈오를 일본은행 총재로 임명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물러나고 오는 9월 새 총리가 선출되면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계획에 변화가 올 수도 있다.
새 총리 후보들은 대부분 일본은행의 온건한 금리 인상 계획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시장에 변동성이 커져 기업들이 부담을 느낄 경우에도 금리 인상을 지원할지는 불확실하다.
사쿠라이 마코토 전 일본은행 이사는 로이터통신에 "불확실성이 너무 큰 상황에서 일본은행은 과감한 조치를 취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국내 정치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금리 인상을 어려워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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