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도 작년보다 여행객 9% 늘어
한인 여행사들 판매 실적도 50% 상승
가족 중심 상품 인기, 곧 예약 매진
다가오는 노동절(9월2일) 연휴를 이용해 여행을 떠날 계획이라면 서둘러야 할 것 같다. 메모리얼데이, 독립기념일과 함께 여행업계의 3대 황금 연휴인 노동절 연휴를 맞아 한인 여행업체들의 여행 상품 예약이 이미 가득 차기 일보직전이기 때문이다. 고금리와 고물가 여파에 따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여행에 나서려는 한인들이 몰리면서 예상밖의 특수에 한인 여행업계는 전략 상품을 내놓고 완판을 위해 마지막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23일 한인 여행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말부터 노동절 연휴가 시작되면서 29일과 30일에 출발하는 여행 상품의 예약 판매율은 80~9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 여행 상품의 경우 2~4명 정도 예약이 남을 정도여서 사실상 예약이 완료된 상태다.
노동절 연휴의 여행 수요가 활기를 띠는 것은 비단 한인들에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전미자동차클럽(AAA)은 노동절 연휴에 국내 여행에 나서는 미국인들이 지난해에 비해 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노동절 연휴 여행 수요에 힘입어 올해 한인 여행업계의 모객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적게는 35%에서 최대 40%까지 늘어났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말이다.
한인 여행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 노동절 연휴 여행 상품은 가족 중심의 단기 여행 상품들이 한인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나 일본 등 장거리 여행에 나섰던 한인들이 연휴 기간에 맞춰 2~3일 여행 상품을 선호한 탓이다. 한인 여행업체들은 예전 릫백화점식릮 여행 상품 지양하고 단기 여행 상품에 집중하면서 한인 여행 수요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삼호관광은 주요 여행 상품들의 예약률이 90%를 넘어서고 있다. 29일 출발하는 캐나다 록키 5일 상품을 비롯해 30일 출발하는 옐로스톤/그랜드티턴 4일과 러시모어/큰바위얼굴 4일 상품 등은 2~4자리 정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레드우드 기차와 샌프란시스코를 둘러보는 상품이나 엔텔롭캐년/모뉴멘트 3일, 요세미티/샌프란시코 4일 상품도 매진을 앞두고 있다.
신영임 삼호관광 부사장은 "항공권과 호텔을 6개월 전에 확보해 둔 탓에 고물가에도 상품 가격 인상 없이 영업했던 게 주효했다"며 "특히 VVIP버스를 이용한 로컬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주요 상품에 남은 자리가 별로 없어 예약을 하려면 서둘려야 한다"고 말했다.
US아주투어는 가족 단위의 힐링 여행 상품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스티브 조 US아주투어 전무는 "이번 노동절 연휴를 맞아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여행지에 대한 선호가 커 모객이 활발하다"며 "전반적인 여행 상품에 대한 예약률은 전년에 비해 40%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US아주투어의 상품 중에 31일에 출발하는 요세미티와 티오가패스를 둘러보는 상품과 30일 출발하는 옐로스톤, 모뉴멘트/앤텔롭캐년 상품은 예약률이 80%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조 전무는 "열심히 일하면서 생활에 전념한 한인들이 가족과 좋은 여행 시간으로 힐링을 받아으면 한다"고 여행 상품 기획 의도를 나타냈다.
푸른투어도 옐로스톤 3일 등 전통적인 연휴 여행 상품을 비롯해 솔뱅-샌루이스오비스포-파소로블레스-아빌라비치-샌타바바라를 돌아보는 2일짜리 단기 여행 상품을 내놓고 한인 여행 수요 잡기에 나서고 있다.
박태준 푸른투어 이사는 "노동절 연휴 모객 수준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10월 비숍 단풍 여행에 한인들의 예약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며 "10월 한국과 일본의 단풍 시즌에 맞춘 상품을 내놓고 특수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