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주가 38배 급등 부자된 직원들 "못 떠나"

4년 근무하면 자사주 최대 지급 
입사 5년차 재산이 평균 200만불

인공지능(AI)의 선도기업으로 불리는 엔비디아 직원들은 기업 주가가 급등하면서 불과 몇 년 사이에 큰 부자가 됐지만 격무에 시달리느라 돈을 쓸 시간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엔비디아 전현직 직원 10명을 인터뷰, 급여 수준과 회사에 대한 만족도 등을 26일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부문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면서 지난 2019년 초부터 지금까지 주가가 약 38배 올랐다. 회사가 돈을 엄청나게 벌게 되자 직원 급여도 껑충 높아졌고, 자사주를 받은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부자가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의 엔비디아 본사 주차장에는 포르쉐, 코르벳, 람보르기니 등 고급 브랜드의 자동차가 줄지어 세워져 있다. 이전에는 캠리 등 대중적 모델들이 서 있던 자리다.
하지만 이 고급 차 주인들은 차를 타고 즐기지 못하는 실정이다. 사무실에 틀어박혀 일하느라 정신이 없기 때문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관리자 한명이 직속 직원 수십 명을 관리하는 구조로 회사를 만들었다. 직원들의 업무는 과중하며 업무능력에 대한 기대치는 한껏 높다.
회사는 직원이 일을 잘 못하면 다른 기업처럼 해고하기보다는 '고문하듯 일을 시켜 잘하게 만든다'고 직원들은 말한다.
기술 지원 업무를 담당했던 한 전직 직원은 일주일에 7일 근무가 일상화돼 있으며 새벽 1~2시까지 일하는 것도 다반사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동료들, 특히 엔지니어링팀 소속은 자신보다 더 오랜 시간 일했다고 덧붙였다.
회사 분위기는 '압력솥' 같았는데, 연봉 체계가 이직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2022년까지 마케팅 분야에서 일했던 다른 직원도 하루 7~10번의 회의에 참석했으며, 회의마다 30명 이상의 관련자가 참석했다고 전했다.
회의에서는 종종 싸우고 소리치는 일이 있었지만 조금만 더 일하면 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구조여서 2년 동안 격무를 참아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급여체계는 4년 근무 기간을 채워야 최대한을 받을 수 있게 돼 있다. 자사주 배정이나 연봉 인센티브가 금방 회사를 떠나는 이들에게는 많이 주지 않는 구조다.
2023년에는 이직률이 5.3%였지만 회사 가치 평가액이 1조 달러를 돌파한 후에는 이직률이 2.7%로 낮아졌다. 반도체 업계 전체 이직률 17.7%와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