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피해 커…사기범들, MS·애플 등 빅테크 사칭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사기도 급증하고 있다고 미 NBC 방송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BC 방송이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비트코인 ATM과 관련한 사기로 손해를 입었다고 신고된 금액은 1억1천만 달러(1천473억원)를 넘었다.

이는 2020년 대비 약 10배가 증가한 수준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특히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의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이 사기로 비트코인 ATM에서 피해를 봤다고 응답한 비율은 60세 이하의 3배에 달했다.

FTC 선임 데이터 연구원 엠마 플레처는 "사기범들이 과거보다 더 많은 돈을 가로채는 수단으로 비트코인 ATM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ATM은 가상화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기존 ATM과 다르지만, 입출금이 모두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기존 ATM과 비슷하다.

사기범들은 고객 서비스 담당자 등을 사칭해 신원이 도용되거나 계정 유출 우려가 있다며 피해자에게 접근해 QR 코드를 문자로 전송, 디지털 지갑에 연결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

이어 피해자에게 코드를 스캔하고 비트코인 ATM에 현금을 입금하도록 유도한 뒤 입금된 현금을 비트코인으로 전환해 가로챈다.

사기범들은 고객 서비스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나 애플과 같은 주요 테크 기업, 정부 기관 등을 사칭했다고 FTC는 설명했다.

비트코인 ATM은 전 세계적으로 약 4만개가 설치돼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만 약 80%인 3만2천개가 설치돼 있다. 미국에서는 2020년 초 4천여개 수준이었는데 3년 만에 8배로 늘어났다.

비트코인 ATM은 영국과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에서는 설치가 금지돼 있으며, 한국에서는 지난 7월 명동에 설치됐다.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