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이후 출생자, 올해 베이비부머 넘어 美최대 노동집단 될 듯"
기업들, 멘토십부터 심리치료까지 제공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원격근무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미국 Z세대(GenZ·1997년 이후 출생)가 미국 노동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젊은 층이 일터를 넘겨받으면서 상사들이 문제에 직면했다' 제하의 기사에서 Z세대 노동인구가 올해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 미국의 많은 기업들은 당혹감을 느끼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WSJ은 최근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가장 어린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게 가장 어렵다'는 기업들이 다수라면서 여기에는 Z세대 직장인 상당수가 코로나19 시기 원격으로 인턴십을 마치고 입사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짚었다.
다른 직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사내 문화에 적응하고, 오프라인에서 어떻게 어울리고 소통하는지와 같은 '직장 스킬'을 얻는 과정이 없었다는 것이다.
신입사원 입장에서도 코로나19 종식 후 재택근무와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가 일상화하면서 동료들과의 '진실된 관계'가 결여돼 있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Z세대가 직장생활에서 얻길 바라는 것이 이전 세대와 다르다는 것도 주목할 지점이다.
지난 6월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서 미 상장사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관련 회의에 발표자로 나선 크리스틴 헤커트 자파(Xapa) 최고경영자(CEO)는 "젊은 세대는 의미와 멘토십, 목적의식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 기업체 임원이 '그게 왜 회사의 책임이냐'고 반문하자 이런 요구사항들을 채워줌으로써 Z세대가 더 나은 직원이 된다면 회사 입장에서도 이익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그들은 자신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고 성장 기회가 없으며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면 상당히 신속히 떠나버린다"고 했다.
일부 회사는 Z세대 직원과의 접촉면을 늘리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진행 중이다.
Z세대 직원과 선배를 이어주는 멘토십 프로그램은 기본이고, 코네티컷주의 신용카드 발급회사 싱크로니 파이낸셜처럼 사내에서 무료 심리치료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싱크로니 파이낸셜의 인사 책임자 DJ 카스트로는 Z세대 신입직원들에게 어떤 혜택과 문화를 원하느냐고 물은 결과 직장 내에서의 심리치료 제공이라는 답이 나와 놀랐다고 털어놨다.
반도체 기업 싸이타임(SiTime)은 기존의 연례 실적평가 대신 분기별로 직원 개개인을 일대일로 면담해 피드백을 공유하고 상위 20∼30% 직원에겐 추가적인 멘토십 기회를 부여하는 방법을 택했다.
라제쉬 바쉬스트 싸이타임 CEO는 "그들이 원하는 건 이런 의미 있는 방식의 노동"이라면서 "우리는 급여를 듬뿍 주고 있지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젊은 사람들은 피드백을 먹고 산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Z세대와 기존 세대의 차이는 그저 자신들이 원하는 걸 더 솔직하게 말하는 것일 뿐이란 지적도 나온다.
컨설팅 전문기업 '콘 페리'의 클라이언트 파트너인 마리아 아마토는 새로운 세대가 노동시장에 진입할 때마다 기업들은 비슷한 걱정을 해왔다면서 "우리는 25년 전 이런 대화를 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Z세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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