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10년물 국채 금리 3.75%대로 내려…한때 장단기 금리 역전 해소
엔화 강세에 엔/달러 환율 143엔대…6일 나올 8월 실업률 주시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시장에서 이번 달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개시를 기정사실화하며 인하 폭을 주시하는 가운데, 4일(현지시간) 고용시장 둔화세가 포착되자 0.5%포인트(빅컷)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3.75%대로 하락하고 한때 장단기 금리 역전도 해소됐으며, 엔/달러 환율은 143엔대로 떨어졌다.
이날 미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7월 구인 건수는 767만 건으로 전월 790만 건(810만 건에서 수정) 대비 23만 건 줄었고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810만 건)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2021년 1월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구직사이트 집리크루터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줄리아 폴락은 "노동시장이 식고 있으며 그 속도가 빨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5%포인트 '빅 컷'을 결정할 것으로 보는 기대가 고조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이번 달 0.5%포인트 인하 전망이 전날 38%에서 이날 44%로 높아졌다. 반면 0.25%포인트 인하 전망은 62%에서 56%로 낮아졌다.
연말까지 1.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견해는 하루 사이 23.8%에서 36.1%로 올라갔고, 1.0%포인트 인하 전망은 44.7%에서 39.2%로 내려갔다. 1.0%포인트 이상 인하를 예상하는 견해가 86%가량으로 대다수다.
로이터통신은 금리선물 시장에서 이번 달 0.5%포인트 인하 확률을 거의 '반반'으로 보고 있다면서, 내년 말까지 2.25%포인트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 침체 시기의 인하 속도라고 평가했다.
금리 스와프 시장에서는 이번 달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0.5%포인트 인하 가능성도 30% 이상으로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닐 두타는 "시장에서는 9월을 0.25%포인트와 0.5%포인트 금리 인하 사이의 동전 던지기로 보는 것 같다"면서 0.25%포인트 인하는 7월에 금리를 동결했던 것과 같은 시장 흐름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인베스코의 크리스티나 후퍼는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예상하면서도 이는 매우 커다란 인하 사이클의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빅 컷 기대감 상승에 미 국채 금리는 떨어졌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는 0.12%포인트 하락한 3.77%로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낮았으며,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08%포인트 떨어진 3.76%를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이날 미국 장 중 한때 2년물 국채 금리가 10년물 국채 금리 아래로 내려가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도 해소됐다. 이는 2022년 중반 이후 2번째다.
한국시간 오전 9시 26분 기준 2년물 국채 금리가 3.752%로 10년물 국채 금리 3.753%보다 낮았지만 이후 다시 역전되는 등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해소되면서 경기 침체가 가까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미국의 빅 컷 기대감에 달러 가치는 약세였고,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강세를 보였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일본 중앙은행) 총재가 3일 경제와 물가가 예상대로 움직일 경우 금리 인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하면서 3일 오전 한때 147엔을 넘었던 엔/달러 환율은 4일 145엔대로 내려왔다.
이후 미국 고용 둔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엔/달러 환율은 이날 한국시간 오전 9시 26분 기준 143.54엔에 거래되고 있다.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한국시간 오전 9시 16분 기준 전장 대비 0.547 내린 101.278이다.
전날 큰 폭으로 하락했던 미 뉴욕증시 주요 주가지수는 이날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09%)는 강보합인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16%)와 나스닥종합지수(-0.30%)는 떨어졌다.
연준이 금리 결정 시 고용시장을 중요하게 고려하겠다고 밝힌 만큼 시장에서는 향후 고용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5일에는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비농업 취업자 수와 주간 실업수당 청구자 수가, 6일에는 8월 고용보고서가 공개된다. 지난달에는 7월 고용보고서 발표 당시 실업률이 4.3%로 나오며 침체 우려를 키운 바 있다.
bs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