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침묵 기간' 직전 발표…불확실성에 시장 불안

실업률 4.3%서 4.2%로 낮아질지 주목…옐런 "고용시장 여전히 건강"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이번 달로 예상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폭을 결정하는 데 고용 상황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되면서, 6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의 8월 고용보고서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달 기준금리 인하 폭을 두고 25bp(1bp=0.01%포인트)와 50bp 전망이 6대 4로 맞서고 있는 만큼, 외신에서는 이번 고용보고서에 대해 올해 중요한 경제지표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코노미스트 대상 조사 결과 미국의 8월 비농업 고용이 약 16만5천명(중간값)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됐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던 7월 11만4천명보다는 높다. 하지만 최근 3개월 평균 증가치는 15만명을 살짝 넘는 수준으로, 2021년 초 이후 가장 낮을 것으로 봤다.

로이터통신 조사에서는 비농업 고용이 16만명 정도 증가하고 실업률은 최근 3년 사이 최고였던 7월 4.3%보다 낮은 4.2%일 것으로 예상됐다. 다우존스는 비농업 고용 16만1천명 증가 및 실업률 4.2%를 전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고용보고서에 대해 "미국 경제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몇 년 만에 가장 중요하고 주시하는 지표"라고 봤고, CNBC방송도 "올해 가장 중요한 경제지표 중에 하나"라고 평가했다.

고용지표가 부진하게 나올 경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50bp 인하 목소리가 힘을 받을 수 있으며, 반대의 경우 25bp 인하론이 대세가 될 수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이번 달 25bp 금리 인하 전망이 59%, 50bp 인하 전망이 41%다.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100bp나 125bp 인하될 것으로 보는 견해는 각각 40.2%, 34.6%에 이른다.

씨티와 JP모건은 7월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줄곧 9월과 11월 50bp, 12월 25bp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씨티는 그러면서도 실업률이 4.3%에서 4.2%로 내려오고 고용증가세가 나쁘지 않으면 0.25%포인트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봤고, JP모건 역시 50bp 금리 인하는 부분적으로 8월 고용보고서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7일부터 금리 결정이 이뤄질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까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공개 발언을 자제하는 '침묵 기간'인 점도 이번 고용보고서의 주목도를 높이는 부분이다.

도이체방크의 매슈 래스킨은 "큰 불확실성이 있는데 (고용보고서 발표로)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번 고용보고서나 11일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로도 금리 인하 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면 연준이 침묵을 깰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한편 이날 발표된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발표한 8월 민간 부문 증가 폭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하회했지만,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감소하는 등 경기지표가 엇갈린 신호를 보냈다.

경계감이 커진 가운데 이날 미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54%)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30%)는 하락한 반면 나스닥종합지수(+0.25%)는 올랐다.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3bp 내려간 3.73%를 기록했다.

R.J.오브라이언&어소시에이츠의 앨릭스 만자라는 시장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2년물 국채 선물과 관련된 옵션시장에서는 고용보고서 발표 당일 어느 방향이든 17bp 금리 변동을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2V리서치가 투자자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6일 고용보고서 발표 후 시장 반응에 대해 '위험 선호'가 44%, '위험 기피'가 27%였다.

이토로의 브렛 켄웰은 지난달 고용보고서에 따른 시장 반응을 고려할 때 현재 시장이 겁먹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연준이 금리를 50bp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가 알려진 것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이날 최근 몇 달간 일자리 창출 속도가 느려졌지만 미국의 고용시장이 여전히 건강하다면서, 7월 실업률 4.3%는 역사적 기준에서 봤을 때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bs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