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인 수요 감소와 재정 손실 탓
자산 가치 10억달러에 부채 100억달러
세계적으로 유명한 밀폐용기 브랜드인 타파웨어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수요 감소와 재정 손실 여파로 법원에 파산신청을 하면서부터다.
플라스틱 밀폐용기의 대명사였던 타파웨어와 일부 자회사가 17일 법원에 파산법 11조에 의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타파웨어는 델라웨어 파산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자사의 자산 가치를 5억∼10억 달러로, 부채 규모는 10억∼100억 달러로 추산했다.
그러면서 채권자의 수가 많게는 1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78년 역사의 타파웨어는 식품 보관 등에 사용되는 밀폐용기의 상징이다. 하지만 타파웨어는 지난 수년간 수요 감소와 재정 손실에 시달려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가정에서 직접 요리를 하는 사람이 늘면서 일시적으로 실적이 개선됐으나, 팬데믹 종식후엔 밀폐용기 수요가 다시 줄고 전세계적으로 합성수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운송비가 치솟으면서 수익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파웨어는 지난해 4월에도 사업을 중단할 수 있다며 파산 위험성을 언급한 바 있다. 올해 6월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공장을 폐쇄해 148명이 해고되기도 했다.
로리 골드먼 타파웨어 최고경영자(CEO)는 보도자료를 통해 "어려운 거시경제 환경으로 인해 지난 여러해 동안 회사의 재정상태가 혹독한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타파웨어는 2021년 3분기부터 6분기 연속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타파웨어는 작년 채권단과 채무재조정에 합의했고, 채권단은 타파웨어측에 일부 여유를 주기로 했지만 이후에도 경영 상황 악화가 지속됐다고 로이터 통신과 블룸버그 통신 등은 전했다.
다만 타파웨어가 파산보호를 신청을 통해 재정문제라는 불을 끄고 기사회생의 기회를 모색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타파웨어는 파산 절차 동안에도 운영을 계속하기 위해 법원의 승인을 구할 예정이며 직원에 대한 급여 지급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골드만 CEO는 "(파산) 과정은 디지털 우선, 기술 중심 기업으로의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적 대안을 추구할 때 필수적인 유연성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밀폐용기에 대한 소비가 감소하고 있어 장기적인 추세가 타파웨어에 불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투자업체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재너 스트리터 대표는 BBC방송에 "타파웨어에 좋은 시절이 끝난 지 꽤 됐다"며 "구매자 행동의 변화 때문에 밀폐용기에 인기가 떨어졌다"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