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 등 7건은 중국 유산으로만 지정"…국가유산청 "예비목록 등 제도 개선"
(공주·서울=연합뉴스) 박주영 김예나 기자 = 아리랑과 판소리 등 한국 무형유산 101건이 중국 유산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수현(공주·부여·청양) 의원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받은 '중국이 자국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한국 유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조선족 관련이라는 명목으로 중국 '국가급' 무형유산으로 20건, '성(省)급' 유산으로 81건의 한국 유산이 지정 관리되고 있다.
아리랑은 지린성 옌벤조선족자치주의 전통음악으로, 판소리는 랴오닝성 철령시와 지린성 옌벤조선족자치주의 곡예로, 김치 제작기예(제작방법)도 지린성 옌지시의 전통기예로 지정돼 있다.
한국은 이에 대응해 아리랑과 농악, 판소리, 씨름, 김장문화 등 5건을 유네스코에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했지만, 해금과 널뛰기·그네뛰기, 전통혼례 등 7건은 중국 유산으로만 지정돼 있고 국내에서는 국가 유산으로조차 관리되지 않고 있었다.
특히 중국은 이미 농악무를 2009년 유네스코에 인류무형유산으로 올렸는데, 한국은 5년이나 늦은 2014년에야 농악을 유네스코에 늑장 등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수현 의원은 "중국이 한국 무형유산을 자국의 유산으로 지정한 시기를 파악한 자료도, 중국의 문화침탈 행위에 대응한 연구용역도 별도로 수행한 적이 없다는 것이 국유청의 입장"이라면서 "중국이 조선족 무형유산 등재를 신청하면 대응하겠다는데 기다렸다 할 일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6년 전부터 일본 정부가 추진해 온 '사도 광산' 유네스코 등재로 인한 국민의 분노에서 어떤 교훈도 얻지 못한 채 정부가 직무 유기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선제 대응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국가유산청은 "무형유산 지정 확대를 위한 예비 목록 마련 등 제도를 개선해 우리 무형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2013년부터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되지 않은 종목을 파악해 조사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중국에서 국가급으로 지정한 우리 무형유산 중 '널뛰기', '그네뛰기', '혼례' 등은 기초목록에 선정돼 있으며 향후 지정을 위한 자료로 쓰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j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