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스웨덴 연구팀 "기상이변 지속 시 3년내 해빙 녹을 수 있어"

지구 온난화로 북극해 얼음(해빙)이 실질적으로 모두 녹는 첫 번째 얼음 없는 날이 2030년대에 발생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보다 훨씬 이른 2027년에 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 알렉산드라 얀 교수와 스웨덴 예테보리대 셀린 호이제 교수팀은 4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북극해 얼음 없는 날이 3년 안에 발생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에 따른 지구 온난화로 북극 해빙은 10년마다 12% 이상씩 사라지고 있으며, 얼음 없는 북극해는 온난화의 이정표 중 하나로 꼽힌다. 얼음 없는 북극은 얼음 면적이 100만㎢ 미만인 상태를 말한다.

북극 해빙은 햇빛을 우주로 반사해 북극을 온난화로부터 보호한다. 해빙이 줄면 바닷물이 더 많은 태양열을 흡수해 북극과 전 세계 기온을 상승시키고, 북극 온난화는 바람과 해류 패턴을 변화시켜 극심한 기상 이변을 일으킬 수 있다.

이 때문에 북극 해빙의 변화는 과학자들의 주요 관심사가 돼 왔다. 미국 국립빙설데이터센터(NSIDC)에 따르면 9월 북극해 해빙 면적은 1979~1992년 평균 685㎢였으나 이후 빠르게 감소해 올해 428만㎢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북극 해빙 변화에 대한 이전 연구는 얼음 없는 달, 즉 한 달 평균 해빙 면적이 100만㎢ 미만이 되는 때가 언제 올지에 초점을 뒀으며, 2030년대에 처음 발생할 것이라는 게 기존 연구 결과라고 밝혔다.

얀 교수는 이 연구는 북극 해빙이 거의 녹는 첫 여름날이 언제 올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출발했다며 "얼음 없는 첫날이 얼음 없는 첫 달보다 먼저 찾아올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300개가 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를 사용해 북극에 얼음 없는 첫날이 언제 올지 예측한 결과, 대부분 시뮬레이션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어떻게 변하든 관계 없이 2023년 이후 9~20년 이내에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극단적인 기상 시나리오가 적용된 9개 시뮬레이션에서는 북극해 얼음 없는 날이 3~6년 안에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북극이 3년 이상 극심한 온난화를 겪으면 늦여름에 얼음 없는 날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일련의 기상이변이 있을 경우 200만㎢ 이상의 해빙이 단기간에 녹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이면 얼음 없는 북극이 오는 시기를 늦추고, 얼음 없는 북극해가 유지되는 기간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얀 교수는 "북극에 얼음 없는 날이 온다고 상황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이는 일 년 내내 바다를 덮고 있는 해빙과 눈이라는 북극해의 환경 특징 중 하나가 온실가스 배출 때문에 근본적으로 바꾸었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Nature Communications, Alexandra Jahn et al., http://dx.doi.org/10.1038/s41467-024-54508-3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