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타데나 산불 피해 지역 주택 절도 극성…전년 대비 무려 450% 급증, 불안감 증폭
[뉴스포커스]
지난 3개월새 세번 털려 수천달러 피해도
주방위군 투입'부촌' 팰리세이드 대조적
"검문소 폐쇄 등 주민들 안전 차별" 성토
"집에 도둑이 든 것이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이튼 산불 피해 지역인 알타데나에 거주하고 있는 모리스 부부가 참담해하면서 내뱉은 말이다. 남편인 하워드는 "산불로 강제 대피했던 날 밤에 한 번, 4월 초순에 두 번째, 그리고 지난주가 세 번째"라며 "집이 산불 피해를 입지 않아 기뻐했을 당시 연속해서 도둑을 맞는 일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모리스 부부는 세 번의 주택 절도로 수 천 달러 상당의 귀중품과 물건들을 잃었다. 이들 부부는 "피해도 피해지만 또 다시 내 집이 절도범들의 타깃이 될 것 같다는 공포가 더 두렵다"고 했다.
이튼 산불의 피해를 모면한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알타데나 주민들이 집을 잃지 않았다는 기쁨 대신 불안감에 잠못 이루고 있다. 산불 이후 주택 절도범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다. 부촌인 펠리세이드 지역과 달리 당국의 경비와 순찰 등 방범 활동이 부족한 것이 절도 범죄를 부추기는 원인이라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28일 LA타임스(LAT)는 이튼 산불 피해 지역인 알타데나에서 주택 절도가 극성을 부리면서 산불 피해를 입지 않은 주택 소유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보도했다.
LA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번 달 15일까지 알타데나에서 보고된 주택 절도는 14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무려 450%나 급증한 것이다.
LAT에 따르면 알타데나 주민들이 주택 절도가 급증한 배경에 당국의 차별적 치안 조치가 존재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같은 산불 피해 지역이자 부촌인 팰리세이드 지역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경비와 순찰 등 당국의 치안 조치 덕분에 주택 절도 범죄 증가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LA경찰국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31일까지 팰리세이드 지역에서 발생한 주택 절도 범죄 건수는 23건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건과 별 차이가 없는 수치다.
산불 발생 이후 캘리포니아 주방위군이 가주고속도로순찰대와 함께 팰리세이드 지역내 입출입 검문소를 설치해 운영했을 뿐아니라 LA경찰국도 팰리세이드 지역을 정기적으로 순찰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알타데나 지역의 경우 입출입 검문소 운영 조치는 1월 말에 전격 해제됐다.
주택 절도가 늘어나자 LA카운티 셰리프국은 부랴부랴 화재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순찰을 강화하는 조치와 함께 사복 형사로 구성된 특별팀을 꾸려 운영에 나서고 있지만 주택 절도의 증가세는 여전하다.
알타데나의 한 주택 소유주는 "해가 지고 나면 알타데나는 절도범들의 세상이 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경찰 당국은 알타데나의 진입로가 많아 출입 통제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보안 카메라와 조명, 울타리 등을 설치하고 이웃과 협력 서로 감시해줄 것을 권하는 한편 단속과 순찰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