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등 ‘콘클라베 외교전’
자국 출신 교황 후보 당선 위해 현지서 로비도
전 세계 200여 국가, 14억 가톨릭 신자들의 정신적 지도자인 새로운 교황의 탄생을 앞두고 자국 출신의 교황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일부 국가들의 신경전도 만만치않다. <표참조>
이제까지 교황을 가장 많이 배출한 이탈리아가 가장 적극적이다.
역대 총 266명의 교황 중 217명이 이탈리아 출신으로 10명 중 8명(78.95%)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1978년 이후 반세기 가까이 이탈리아인 교황이 나오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에선 “이번엔 꼭 이탈리아인이 교황이 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6명의 교황을 탄생시킨 프랑스도 ‘교황 선출 외교전’에 뛰어들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직접 로마를 방문, 추기경단을 만나는 등 적극적인 로비를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측은 유럽과 엇박자를 내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고, 분열의 위기를 맞은 유럽에 통합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선 프랑스 교황이 적임자라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도 가세했다. 영국 가디언은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노선에 불만이 많았던 미국 가톨릭 보수 세력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매가(MAGA·‘다시 미국을 위대하게’란 뜻의 트럼프 구호) 옹호 세력과 손잡고 미국 출신의 ‘보수 교황’을 뽑기 위한 로비에 착수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