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년 넘는 가톨릭 역사 첫 미국인 교황 당선 쾌거
성인 20% 가톨릭 신자 美 축제 분위기
제267대 교황으로 미국 출신인 레오 14세(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 교황이 선출되자 미국 정치권과 가톨릭계는 크게 환호했다. 특히 레오 14세 교황의 고향인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는 놀라움과 기쁨을 감추지 않으면서 새로운 교황에게 축하를 보냈다. 2천년이 넘는 가톨릭 역사에서 미국인이 교황으로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P 통신은 "미국이 세속적 영역에서 행사해온 지정학적 영향력 탓에 미국인 교황에 대해서는 오랜 금기가 있었다"며 "그러나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페루 시민권자이기도 한데다가 페루에서 선교 활동을 한 뒤 대주교로 활동했기에 조건을 충족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미국 성인의 20%가 가톨릭 신자이며, 이 비율은 10여년간 유지되고 있다. 시카고의 경우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가톨릭으로 그 비율이 더 높다는 게 시카고 대교구의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레오 14세 선출 직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그가 첫 번째 미국인 교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정말로 영광"이라며 "아주 흥분되는 일이고, 우리나라에 얼마나 큰 영광인가"라고 축하했다.
O…시카고 시민 "교황 만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시카고 대교구 주교좌 성당인 '거룩한 이름 대성당'(Holy Name Cathedral)에서는 낮 미사가 진행 중이었고 교황이 선출되자 축하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곳에 현장학습을 나온 인근 가톨릭 학교 학생들은 스타벅스 음료를 움켜쥐고 뛰어오르며 "교황 만세"(Long live the pope)라며 환호했다.
O…"내 동급생이 교황됐다"
미시간주에서 레오 14세 교황과 젊은 신학생 시절 함께 공부했다는 시카고 성 투리비우스 성당의 윌리엄 레고 신부는 NYT에 놀란 목소리로 "내 동급생이 교황이 됐다"며 "그들은 좋은 사람을 뽑았다. 그는 항상 가난한 이들을 의식하고, 그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O…"신부 놀이하며 자라"
새 교황의 둘째 형인 존 프레보스트는 ABC 방송에 "그는 항상 신부가 되고 싶어했다. 다른 것을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본다"면서 어릴 적에 "다리미판을 제단 삼아 신부 놀이를 했다"고 했다.
존은 또 새 교황과 콘클라베 직전에 한 통화에서 "나는 '네가 첫 번째 미국인 교황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는데 그(동생)는 '말도 안 되는 소리'(nonsense)라며 '그들은 미국인 교황을 선택하지 않을 거야'라고 하더라"라고 전하기도 했다.
O…"반은 예상, 반은 NO"
레오 14세 교황의 큰 형인 루이스는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흰 연기가 피어오르던 순간에 몸이 좋지 않아 누워있었다면서 동생이 교황으로 선출될 것이라는 데 "반은 예상했고, 반은 그렇지 않았다.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O…일주일에 한번 테니스
새 교황이 소속된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의 조지프 패럴 주교 총대리는 새 교황이 자신의 친구라면서 테니스광인 새 교황이 보통 일주일에 한 번은 꼭 테니스를 친다면서 "(새 교황은) 좋은 사람, 최고다"라고 했다.
O…화이트삭스 팬? 컵스팬
레오 14세 교황이 시카고 출신인 까닭에 시카고를 연고로 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2팀인 화이트삭스와 컵스 가운데 어느 팀 팬인지도 화제가 됐다. 새코위츠 신부는 이날 회견에서 "레오 14세 교황은 컵스 팬이라고 이미 들었다"고 전했지만, 둘째 형 존은 시카고 기반 WGN 방송에 "그는 컵스 팬이었던 적이 없다. 어머니가 컵스 팬이었지 그는 항상 화이트삭스 팬이었다"고 확인했다.
O…바이든 "하베무스 파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에 이어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가톨릭 신자 대통령에 선출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엑스에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게 교황이 있다). 신이 교황 레오 14세를 축복하길"이라며 "(아내) 질과 나는 축하를 보내며, 그가 성공하길 바란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