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와 '타이어'

[칼럼-동서남북]

임지석/목사·수필가

나는 젊었을 때 정말 열심히 일했고 그 결과 실력을 인정받아 사람들의 존경도 받았습니다. 그 덕에 65세에 당당히 은퇴할 수 있었지만 30년 후인 95세 때 얼마나 후회를 했는지 모릅니다. 나는 은퇴를 한 후 '이제 다 살았다'하는 생각으로 30년이나 덧없고 희망이 없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퇴직하면서 앞으로 30년을 더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정말 그렇게 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상의 내용은 고(故) 강석규 박사의 <어느 95세 어른의 수기>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입니다.

사람들은 은퇴를 생각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찾지 못하고 소극적이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이유를 물어보면 대부분 "시간이나 능력이 없다거나, 아니면 이대로 사는 것이 편해서"라고 대답합니다. 우리는 나이를 초월해서 무엇이든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 번 주어진 삶을 후회 없이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어진 삶을 의미 있고 보람되게 보내려면 후회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오직 일의 결과는 창조주에게 맡기고 범사에 그 분의 뜻을 따라 살아가야 합니다. 살아있는 동안에 주어진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한다면 인생에 부족함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은퇴할 나이가 되면 스스로 늙었다고 생각하면서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빠지기도 합니다. 무엇인가를 시작하기엔 늦었다고 하면서 체념해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은퇴를 뜻하는 'Retire'라는 말은 'Tire'를 다시 바꿔 끼운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10년, 20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갈 수 있기에 무엇을 시작하는 데 있어 늦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입니다. 바로 지금이 그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10년 후에 후회하기 보다는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지금 시작해야 합니다. 훗날 과거를 돌아보면서 보람을 찾기 원한다면 지금 주어진 삶에 충실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2016-08-18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