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석/목사·수필가
어느 숲에 버드나무와 참나무가 살고 있었는데 참나무가 버드나무에게 말했습니다. "버드나무야, 너는 작은 바람에도 가지가 휘어지고 쓰러질 것 같은데 어떻게 숲에서 살아갈 수 있겠니?" 버드나무가 대답했습니다. "힘이란 자랑하는 것이 아니야. 뽐내지 말고 겸손하라고 부모님이 항상 말씀했어."
때마침 거센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버드나무는 이리저리 휘어지면서 바람을 잘 견뎌내고 있었지만 참나무는 보란 듯이 뻣뻣하게 가지를 세웠습니다. 갑자기 더 세찬 돌풍이 불자 꼿꼿하게 버티던 참나무는 두 동강으로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반면 버드나무는 모진 바람에 순종하며 잘 참고 견뎌냈습니다.
높이 있는 것이 떨어지면 망가지기가 쉽지만 낮은 곳에 있는 것은 떨어져도 크게 손상되지 않습니다. 인생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입니다. 힘들고 낙심해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이때 중요한 것은 인내하며 끝까지 견디는 일입니다. 어떠한 환경에도 삶이 주는 뜻으로 분별하여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입니다. 삶의 뜻에 순응하는 과정 속에서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마음 중심에 겸손과 인내의 뿌리를 내릴 때 삶이 온전할 수 있습니다.
소와 말을 동시에 물 속에 던져 넣으면 소는 살아나오는 반면에 말은 익사를 한다고 합니다. 말은 자신이 헤엄을 잘 친다고 생각한 나머지 물살을 거슬려 올라가지만 소는 물살을 등지고 떠내려가기 때문입니다. 소보다 헤엄을 잘 치는 말은 물살을 거스르다가 물에 빠지고 말지만, 헤엄에 능숙치 못한 소는 물살에 끌려가다가 목숨을 건진다는 말입니다. 오늘도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면 '우생마사'라는 고사성어처럼 힘들고 어려워도 천천히 한걸음씩 순리대로 풀어가는 삶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겸손과 인내의 삶을 따르는 것이 참된 살길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2016-10-20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