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석/목사·수필가
근근이 하루 벌어 살아가는 가난한 가정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날 남편은 집안 살림 하느라 고생하는 아내에게 2만 원을 건네며 고기라도 사 먹고 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그 돈을 시아버지에게 드리면서 친구 분과 점심이라도 사 드시도록 마음을 씁니다. 그 무렵 대학에 다니는 손자가 집에 들렀는데 할아버지는 간식이라도 사 먹으라고 하면서 며느리에게 받은 돈을 건네주었습니다. 그렇지만 아들은 이 돈을 사용하지 않고 엄마에게 주면서 아빠와 함께 맛있는 것을 사서 드시라고 부탁을 했다는 것입니다.
2만 원은 비록 작은 액수지만 모든 가족의 감사한 마음을 전해 주면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게 한 선물이 되었습니다. 금액에 상관없이 돌고 돈 2만 원은 가정에 사랑과 화목을 연결해 주었습니다. 행복은 많은 물질을 누리는 데 있지 않다는 교훈을 우리는 배웁니다. 작은 양의 물질이라도 그것을 감사하고 사랑이 더해지면 우리는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2만 원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가정이 있는가 하면 2억 원을 가지고 있어도 불행한 가정이 있습니다. 행복은 이처럼 소유한 물질의 양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행복을 누리며 살아갈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단돈 2만 원으로 행복을 느꼈던 가정을 늘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각자가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행복의 의미를 드러내는 삶을 살아냈으면 합니다. 나를 통해서 가정이 행복해지고 이웃이 행복을 찾는 삶을 의미합니다. 작은 것이라도 더불어 나누고 누릴 때야 비로소 우리에게 참된 행복이 있음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2016-11-17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