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석/목사·수필가
"에드워드는 무엇 때문이었는지 그 말을 통해서 위안을 얻었어요. 그래서 그 말을 혼자서 중얼거렸죠. '달도 없는 깜깜한 밤에 빛나는 별처럼. 달도 없는 깜깜한 밤에 빛나는 별처럼.'그 말을 계속 되풀이하다 보니 어느새 새벽이 밝았답니다." 이상은 케이트 디카밀로가 쓴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에서 나오는 한 대목입니다.
우리는 지금 깜깜한 밤과 같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풍요로운 것 같지만 많은 사람들이 빈곤에 허덕이는 내면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을 봅니다. 인류가 겪고 있는 가장 고질적인 문제 가운데 하나인 빈부의 격차는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인종과 종교와 세대와 이념과 국가 간에 비롯되고 있는 대립은 이미 한계상황에 이른 지 오래 전입니다.
최근 한 신문의 보도를 보니 인류 종말의 시계가 2분30초를 남겨두고 있다고 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3분이 남았다 했는데 그만큼 인류의 종말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인류의 종말은 각 사람의 종말이요 죽음이기에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닙니다. 째깍거리는 시계 소리를 들을 때마다 죽음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우리 인생길에 달도 없는 칠흑 같은 밤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상은 과학과 문명의 발달로 인해서 부족함이 없어 보이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갈수록 어둠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달빛 없는 깜깜한 밤에 빛나는 별처럼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절망 중에 있는 이웃에게 한 줄기 위로가 되어 줄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삶에 지쳐 있는 사람에게 힘이 되어야 합니다.
2017-02-16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