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석/목사·수필가
동산 한 쪽에 두 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한 그루는 키도 크고 잎도 무성한 반면에 다른 나무는 키 작고 가지도 약했습니다. 키가 작은 나무는 틈만 있으면 불평과 원망하기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나는 저 키가 큰 나무 때문에 햇빛을 못 받아서 자라지 못하는 거야." "저 나무만 없었다면 잘 자랄 수 있었을 텐데." "저 나무는 키만 클 뿐이지 쓸모도 없고 피해만 주고 있단 말이야!"
그러던 어느 날 작은 나무는 그곳을 지나던 나무꾼에게 큰 나무를 도끼로 찍어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늘 그랬듯이 큰 나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끝에 없애달라고 했던 것입니다. 큰 나무는 나무꾼의 도끼에 찍히게 되었고, 작은 나무는 잘 자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뻐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나무가 힘없이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자신에게 그늘이 되고 바람막이가 되어 주던 큰 나무가 없어지자 뜨거운 햇볕과 세찬 바람을 견디지 못했던 것입니다. 결국 작은 나무는 자신이 파놓은 욕심의 함정에 빠져 스스로 멸망하게 되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도 당연하게 누리는 것의 소중함을 모르고 살 때가 적지 않습니다. 이웃에 대한 고마움을 깨닫지 못하면서 그들을 적대시하고 원수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도 곁에 있을 땐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다가도 없을 땐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행복을 손에 쥐고 있을 때는 작아 보이지만 그것을 풀어주고 나면 그 진정한 가치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삶에서 소중하지 않은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2017-03-09 00:00:00